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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인재 양성에 거액 쾌척한 류근철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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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8-08-14 20:59:09 수정 : 2008-08-14 20:5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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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 한의학자인 류근철(82) 박사가 KAIST에 평생 모은 재산 578억원을 기부키로 하고 어제 약정식을 가졌다. 선진국으로 가기 위한 과학기술 발전과 인재 양성에 써달라며 거액을 쾌척키로 한 것이다. 온 나라에 신선한 충격과 감동을 안겨주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사회적으로 이공계를 홀대하고 우수한 인재가 다른 분야로 눈을 돌리기 쉬운 이때 그의 쾌척은 과학기술인 양성의 중요성을 일깨웠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각별하다.

전 재산을 국가 발전을 위해 내놓은 류 박사의 숭고한 뜻을 감안할 때 기부액을 따지는 것은 천박한 일이겠지만 개인 기부로는 국내 최고액이라는 사실이 미칠 파급효과도 클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세계 13위 경제대국이지만 기부문화에 관한 한 후진국 수준에 머물고 있다. 기부가 생활화돼 있는 미국의 경우 10가구 중 9가구가 기부를 해 기부금 총액의 4분의 3이 개인 기부라고 한다. 반면 우리는 1인당 기부액이 4500원 정도에 불과하고 총액에서 개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기업·법인의 30%에 그치고 있다. 기부의 저변이 너무 빈약한 것이다. 류 박사의 거액 기부가 나눔과 봉사의 정신을 일깨워 우리 사회에서도 개인 기부가 활발해지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 본다.

류 박사가 “죽기 직전 기부하는 문화는 바뀌어야 한다”고 밝혔듯이 ‘유산 기부’보다는 생전에 사회에 환원하는 것이 기부 문화 확산에 더 바람직하다. 기부한 뒤에도 왕성한 사회·봉사 활동을 이어간다면 기부자의 존재와 활동 자체가 일반인에게 자극제가 될 것이다.

류 박사가 “주변에서 노망 든 것 아니냐는 반응이 많아 정신감정서를 첨부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통탄한 것은 우리 모두 깊이 새겨들어야 할 대목이다. 기부가 일상화되려면 우리 의식구조부터 바꾸라는 일침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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