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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의 통치 6년 더… 反美 선봉 차베스 갈 길 멀다

입력 : 2012-10-08 23:54:53 수정 : 2012-10-08 23:5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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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대선… 54% 득표로 야권 후보 10%P 앞서
쿠바·아르헨·볼리비아 등 ‘동지국’ 일제히 환영 표시
경제성장 한계·정부 부패·건강문제 등 넘어야 할 산 많아
남미 지역 사회주의 국가 건설의 선봉에 선 ‘반미주의자’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4선에 성공했다.

AFP 등 외신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선거관리위원회(CNE)는 7일(현지시간) 개표가 90% 진행된 상황에서 차베스 대통령이 54.42%의 득표로 44.47%에 머문 엔리케 카프릴레스 야권 통합후보를 누르고 대통령에 당선됐다고 밝혔다. 차베스 대통령은 2019년까지 집권해 20년을 채우게 된다.

전례없는 박빙 대결이 점쳐지면서 이날 투표율은 80.94%를 기록했다. 유권자의 발걸음이 이어지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마감 시간이 끝나서도 투표가 진행됐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승부는 10%포인트 차로 싱겁게 끝났다.

가난한 집안 출신으로 서민에게 호소하는 연설을 통해 대중 지지를 얻어 1998년 선거에서 처음 당선된 차베스 대통령은 지난 14년간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렀다. 남미 지역 최대 석유 매장량을 기반으로 벌어들인 ‘오일 머니’로 무상 의료 확대와 보조금 혜택 등 빈민층 지원에 수십억 달러를 쏟아부으며 저소득층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그는 선거 운동에서 강조했듯 다음 임기에서 “대중적인 사회 혁명 완수”를 밀어붙일 것으로 보인다.

차베스의 재집권은 볼리비아, 에콰도르, 니카라과, 쿠바 등 ‘동지국’과 함께 남미의 사회주의 확대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특히 베네수엘라에 대한 석유 의존도가 높았던 쿠바와 내년 대선을 앞둔 에콰도르에는 희소식이다. 라파엘 코레아 에콰도르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만세(Viva)! 볼리비아 혁명 만세”라고 환영했으며 아르헨티나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당신 승리가 우리 승리고 곧 남미 승리”라는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그러나 차베스가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서방국가로부터 독재라는 비판을 받는 과도한 국유화 정책과 기업 규제, 외환 통제 정책으로 베네수엘라 경제는 이미 성장한계에 노출됐다. 대선을 앞두고 4, 5% 경제 성장을 위해 국고를 엄청나게 풀면서 2013년 인플레이션 우려도 크다. 일부 외신은 25%포인트 차로 압승했던 2006년 선거와 달리 10%포인트로 그 격차가 좁혀진 것이 식량 부족, 살인사건 증가, 정부 부패 등으로 인한 민심 이반을 반영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쿠바에서 세 차례 종양·암 수술을 받은 그가 과연 6년 임기를 채울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정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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