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아이티 주민들 미군에 엇갈린 시선

입력 : 2010-01-20 11:49:33 수정 : 2010-01-20 11:49:33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지진으로 황폐화된 아이티에 구호와 치안 유지를 위해 미국이 군 병력을 대규모로 투입하면서 이를 바라보는 아이티 주민들의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지진 피해로 고통을 겪고 있는 주민들을 돕기 위해 배치된 미군을 환영하는 주민들도 있지만 미국이 아이티 장악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만을 터뜨리는 사람들도 있다.

국제사회에서도 프랑스와 베네수엘라 등이 미국이 "아이티를 점령하고 있다"고 비판하는 등 아이티에서 미국의 역할 확대에 우려가 제기되고 있기도 하다.

미군에 대한 아이티인들의 감정은 19일 미 공수부대가 아이티 종합병원을, 해병대가 대통령궁을 장악하면서 더 복잡해지고 있다.

완전무장 상태로 포르토프랭스에 투입된 미군에 대해 그레고리 짐블린씨는 AFP 통신에 "미군이 온 것이 좋다. 그들이 군인이지만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그들을 우리를 도우러 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진으로 무너진 대통령궁에 이날 미군 헬리콥터가 내려 100명이 넘는 해병대를 내려놓고 이들이 대통령궁 주변 장악에 나선 모습은 애국심이 강한 아이티인들의 분노를 불러왔다.

페도르 드상주씨는 "이것은 점령이다. 대통령궁은 우리의 권력이자 얼굴이고 자부심이다"고 말해 미군의 대통령궁 접수를 아이티의 주권 침해로 여겼다.

AFP통신은 아이티 지원을 위한 국제사회의 일환인 미군의 투입은 많은 아이티인에게 절대로 필요한 지원이라는 점에서 환영받기도 하지만 이는 자신들의 국가가 지진으로 얼마나 추락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이 되고 있다면서 이를 아이티 주권에 대한 모욕으로 보는 일부 주민들에게는 미군의 파병이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군에 대한 아이티인들의 이런 감정은 미국과 아이티 간의 역사적 관계에서도 비롯되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그동안 쿠바 바로 옆에 있는 아이티를 영향력 아래에 두려고 공을 들여왔다. 1915∼34년에는 아이티를 무력으로 점령했고, 1957∼1986년 프랑수아 뒤발리에 독재정권 시기에도 물심양면으로 지원했다가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기까지 했다.

가장 최근의 사례로 빌 클린턴 미 행정부는 지난 1994년 아이티 사태에 개입, 1991년 군부 쿠데타로 축출된 장-베르트랑 아리스티드 대통령을 복귀시키고 군을 파병하기도 했다.

<연합>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트리플에스 지우 '매력적인 눈빛'
  • 트리플에스 지우 '매력적인 눈빛'
  • (여자)이이들 미연 '순백의 여신'
  • 전소니 '따뜻한 미소'
  • 천우희 '매력적인 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