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당국 권유로 고정금리 갈아탔는데…” 분통

입력 : 2012-07-15 20:18:52 수정 : 2012-07-15 20:18:52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기준금리 전격인하 여파
대출자 “손해보게 됐다” 반발… 추가 인하 예상에 걱정 태산
이자 많게는 1%P 벌어질 듯…“변동금리로 바꿔줘야” 지적
한국은행의 전격적인 기준금리 인하로 고정금리 대출자들이 결과적으로 큰 낭패를 보게 됐다. 금융당국과 은행의 권유로 변동금리에서 고정금리로 갈아탄 대출자들만 손해를 보게 된 것이다. 글로벌 경기둔화에 따라 향후 기준금리 추가 인하가 예상되는 만큼 이들의 피해와 반발은 더 커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의 우량 고객 주택담보대출은 변동금리가 연 4.1∼4.3%이지만 고정금리는 4.7%에 이른다. 하나은행도 변동금리가 연 4.2∼4.4%인데 고정금리는 4.7%다. 다른 은행들도 고정금리가 더 높다.

더욱이 12일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연 3.25%→3.00%) 발표에 따라 은행들이 조만간 변동금리를 내리겠다고 밝힌 만큼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간 격차는 더 벌어질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의 권유를 충실히 따른 사람들만 손해를 보게 생겼다. 당국은 지난해 6월 은행들에게 변동금리 대출을 축소하라고 지시했다. 한은의 기준금리가 향후 계속 오를 것으로 판단하고 가계부채 연착륙 차원에서 고정금리를 늘리라고 주문한 것이다. 은행들은 이 같은 지시에 따라 신규 대출이나 대출 연장 고객들에게 고정금리 대출을 하라고 권유했다. 고정금리 대출자 입장에서 보면 당국의 판단 오류에 따른 ‘인재’나 다름없다.

실제로 지난 5월 은행의 신규 가계대출의 고정금리 비중은 44.3%나 된다. 1년 전의 11.4%보다 4배나 높아졌다.

고정금리 대출자들의 피해는 여기서 머물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많다. 한은이 경기 부양 효과를 높이기 위해 기준금리 추가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박종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은의 통화정책 기조가 물가안정에서 경기부양으로 급선회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대내외 경기여건을 감안할 때 기준금리는 연말까지 0.25%포인트씩 두 차례 인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준금리가 추가 인하되면 변동금리와 고정금리의 격차는 많게는 1%포인트까지 벌어질 수 있다. 이 경우 2억원 고정금리 대출자라면 변동금리보다 1년에 200만원 가까운 이자를 더 내야 한다.

주부 김모(서울 관악구)씨는 “올해 초 만기가 돌아온 주택담보대출을 연장하면서 기존 변동금리에서 고정금리로 바꿨다”면서 “금융당국과 은행의 권유로 손실을 보게 된 만큼 고객들이 원할 경우 변동금리로 다시 바꿔주는 등 대책을 내놔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원재연 기자 march27@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천우희 '매력적인 포즈'
  • 천우희 '매력적인 포즈'
  • 수지 '하트 여신'
  • 탕웨이 '순백의 여신'
  • 트리플에스 코토네 '예쁨 폭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