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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리막 집값에 보금자리주택 가치도 ‘추풍낙엽’

입력 : 2010-10-01 10:13:25 수정 : 2010-10-01 10: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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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첨자들 “본청약 포기하고 싶어…”
분양가, 주변 시세와 비슷하거나 더 비싸져
전매 제한 등 제약 …계약 포기자 속출 우려
‘4대 1’. 지난해 10월 사전예약을 한 보금자리주택 시범지구 청약경쟁률이다. 그린벨트를 풀어 주변 시세보다 싸게 분양가를 책정한 덕에 무주택 서민이 너도나도 몰리면서 인기를 끈 것.

하지만 1년 만에 상황은 급변했다. 집값 하락으로 보금자리주택 분양가와 주변 아파트 시세 간 격차가 확 줄거나 오히려 보금자리주택 분양가가 더 비싼 경우마저 생겨났다.

전매제한(10년)과 의무거주(5년) 등의 각종 제약이 있는 상황에서 가격 메리트마저 없어진다면 향후 본청약에서 보금자리주택 계약 포기자가 속출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30일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보금자리주택 고양 원흥 시범지구 전용면적 84㎡형의 분양가는 지난 10월 사전예약 때 2억9300만원으로 제시됐다. 이는 같은 시기 고양시 행신동 햇빛주공 85㎡형 실거래가(3억2000만원)의 91% 수준이었다. 하지만 지난 8월 같은 아파트 실거래가가 2억7000만원으로 폭삭 주저앉으면서 분양가가 시세를 추월해버렸다.

같은 지역 59㎡형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당시 정부의 추정 분양가는 1억9600만원으로, 인근 화정동 은빛부영 60㎡형 실거래가(2억3400만원)의 83% 수준이었다. 하지만 은빛부영 60㎡형이 지난 8월 1억9400만원에 거래되면서 역시 보금자리주택 분양가가 더 비싸졌다.

하남 미사 시범지구도 비슷한 처지다. 당시 국토해양부가 제시한 84㎡형 추정 분양가는 3억4330만원으로 인근 하남자이 85㎡형(4억1750만원)과 벽산블루밍 85㎡형(4억1500만원)의 80% 수준이었지만 두 아파트 실거래가가 3억4900만원과 3억2000만원으로 각각 떨어지면서 현재는 시세의 100%에 육박하고 있다.

서초·우면지구 등 서울 강남권 2곳 역시 주변 집값이 소폭 하락하면서 보금자리주택 분양가와의 격차가 좁혀진 상태다.

이런 탓에 보금자리주택 사전예약 당첨자들은 ‘좌불안석’이다. 특히 당장 12월부터 서울 강남권에서 본청약이 시작되는 시범지구 당첨자들은 향후 청약제한 등 불이익을 감수하더라도 보금자리주택 본청약을 포기하겠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포털사이트 다음의 보금자리주택 관련 카페에서 한 네티즌은 “이런 상황에서 보금자리에 들어갈 만한 메리트가 과연 있는지 자문해 본다”며 “85㎡형 보금자리 분양가는 거의 4억원인데 (일반 아파트와 가격차이 없는 상황이라면) 차라리 (전매제한 등 재산권 침해가 없는) 일반 새 아파트를 구입하는 게 나을 듯싶다”는 글을 남겼다.

국토부도 이런 상황을 잘 알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뾰족한 대책이 없다. 토지보상비 등 여러 조건을 감안할 때 보금자리주택 분양가를 무작정 낮출 수는 없다는 것이다. 결국 보금자리주택 공급물량과 시기를 조절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게 부동산업계의 시각이다.

조민이 스피드뱅크 팀장은 “최근 집값 상황을 감안할 때 서울 강남권을 제외한 나머지 보금자리 지구는 본청약에서 이탈자가 속출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보금자리주택 분양실패가 주택시장에 미칠 영향을 감안하면 본청약 분양가는 물론이고 향후 나올 보금자리 지구의 공급 물량과 시기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준모 기자 jmkim@segye.com
■보금자리주택 시범지구 추정 분양가   (단위:원)
구분 51㎡ 59㎡ 74㎡ 84㎡
서울 강남   2억5540만 3억5130만 4억
서울 서초   2억5860만 3억5480만 4억350만
고양 원흥   1억9600만 2억5960만 2억9310만
하남 미사 1억9970만 2억3340만 3억220만 3억4330만
자료:한국토지주택공사
■보금자리주택 주변 아파트 실거래가   (단위:원)
구 분 단지 면적 2009년 10월 실거래가 2010년 8월 실거래가
고 양 화정동 은빛부영 50㎡ 1억8850만 1억6500만
화정동 은빛부영 60㎡ 2억3400만 1억9400만
행신동 햇빛주공 85㎡ 3억2000만 2억7000만
하 남 덕풍동 하남자이 85㎡ 4억1750만 3억4900만
덕풍동 벽산블루밍 85㎡ 4억1500만 3억2000만
자료:스피드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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