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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弗안감'에 전세계가 "달러 달라"

입력 : 2008-10-07 10:31:07 수정 : 2008-10-07 10:3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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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장 뚫린 환율… 외환시장 '패닉'
◇환율 폭등세가 빚어진 6일 서울 외환은행 본점 외환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심각한 표정으로 환율 흐름을 바라보고 있다.
송원영 기자
외환시장에 공황 심리가 퍼지고 있다. ‘외환보유액 괴담’에 해외시장의 달러 경색사태가 국내 시장에 번진 결과다.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폭등했다. 지난 2일 달러당 36.50원이나 뛰더니 6일에는 한때 66원이나 치솟았다. 이날 환율은 45.50원 오른 1269원으로 마감했다. 외환시장에서는 “외환시장에 ‘검은 월요일’이 찾아 왔다”는 말이 쏟아져 나왔다. 미국 구제금융 법안의 의회 통과는 호재가 아니라 악재로 돌변했다. ‘이제부터 고통스러운 경기침체의 시작’이란 불안감이 찾아든 것이다.

정부가 내놓은 각종 외화 유동성 안정대책도 효과를 내지 못한 채 오히려 불안심리를 키웠다. 세계적인 달러 기근 현상은 더 심해지고 있다. 외환시장에서는 “환율상승세가 꺾이기 힘든 상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심리적 공황 상태에 빠져든 외환시장을 안정시키려면 특단의 외화공급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1300원 돌파 임박”=달러 경색 사태로 국내 외화 유동성을 둘러싼 문제는 단시일 내에 풀리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외환전문가들은 “환율이 1300원을 넘어서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분석한다. 금융위기에 따른 불안감이 고조되면서 너도 나도 달러 확보에 급급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달러를 팔겠다는 곳은 없고 달러를 사겠다는 곳은 많다.

삼성선물 전승지 연구원은 “미국 구제금융안의 의회 통과 이후에도 금융기관 간 신뢰가 회복되기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필요하고 구제금융 진행 과정도 진통을 겪을 것”이라며 “세계적인 경기둔화가 국내 경제 펀더멘털을 약화시킬 수 있는 만큼 하반기에도 환율이 하향 안정되기는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동시다발’ 환율 악재들=환율을 끌어올린 요인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날 주가 폭락은 환율상승의 주 요인 가운데 하나다. 수입업체는 고사하고,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수출업체마저 타격을 받을 것이란 우려도 환율을 끌어올리는 데 영향을 미쳤다. 유럽 각국이 줄줄이 ‘각자 살기’식 예금보호 강화조치를 내놓은 점도 환율 급등의 요인이다. 미국발 신용경색 위기가 유럽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우려가 고조되면서 ‘달러사재기’ 열풍이 세계에 불어닥친 것으로 분석된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의 은행권 자구노력 촉구 발언도 환율상승을 촉발시킨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강 장관 발언은 은행권의 도덕적 해이를 경고하는 것이었지만 시장에서는 ‘달러가 없으니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해석됐다”며 “그 결과 이날 외환당국의 매도 개입은 약발이 제대로 먹히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날 외환시장에서는 개인 외환송금 제한방안 도입설까지 나돌아 달러매수세가 더욱 강해졌다.

◆여전한 외환보유액 논란=정부가 누누이 “외환보유액이 충분하다”고 강조했지만 시장에서는 부족, 나아가 고갈 공포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이날 하이투자증권은 엄격한 기준(외환보유액=단기외채-3개월치 수입액-외국인 포트폴리오 투자수지의 3분의 1)을 적용하면 가용 외환보유액은 사실상 전무하다는 보고서를 내놓아 파장을 일으켰다.

이 보고서를 쓴 박상현 이코노미스트는 “9월 말 현재 외환보유액은 2397억달러이지만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3개월치 수입액을 뺀 기준으로 보면 1200억달러로 줄어든다”며 “프레디맥과 패니매 등 미국 공기업채권투자 추정 금액 400억달러를 빼면 800억달러에 그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의 의지에도 불구하고 원화의 불안 추세는 이어질 수 있어 국내 금융시장 불안심리도 쉽사리 진정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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