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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더 줄여라”는 서울시, “빛 안 보인다”는 기관장

입력 : 2013-02-06 00:38:24 수정 : 2013-02-06 00:3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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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 감축안 싸고 갈등 심화
서울메트로 사장 사퇴 이어 SH공사 사장도 사의 표명
朴시장 “당신이 적임자” 반려
서울시의 7조원 부채감축 계획을 싸고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지난해 말 서울메트로 사장 사퇴에 이어 최근에는 SH공사 사장까지 사의를 표명하면서 서울시의 무리한 부채감축 요구로 인한 투자기관장과의 갈등이 표면화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5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4일 이종수 SH공사 사장은 공사 혁신방안에 대한 보고 후 문승국 서울시 행정2부시장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그러나 사퇴 뜻을 전해 들은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 사장이 SH공사의 부채를 줄이는 데 적임자로 보고 다음날 사의를 반려했다.

현대건설 CEO 출신인 이 사장은 12조5882억원에 달하는 부채에 허덕이는 SH공사를 되살리기 위한 전문경영인으로 지난해 5월 취임했다. 그러나 이 사장이 취임 8개월여 만에 사의를 표명한 데는 채무감축 등과 관련해 시와의 갈등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시 관계자는 “전날 보고에서 박 시장이 부채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을 당부하자, 이 사장이 책임감을 느껴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임기가 끝나는 2014년 6월까지 시 채무 7조원을 줄인다고 공약했다. 이 중 SH공사가 감축해야 하는 채무는 6조4742억원에 이른다. 뿐만 아니라 SH공사는 부채감축과 함께 임대주택 8만호 공급이라는 목표도 실현해야 한다.

특히 SH공사의 지난해 실적이 목표치에 크게 못 미친 것으로 확인되면서 이 사장이 부채감축에 대한 심리적 압박을 많이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해 12월에는 서울메트로 김익환 전 사장이 임기를 8개월쯤 남겨두고 돌연 물러나기도 했다. 김 전 사장은 당시 사퇴에 대해 “일신상의 이유”라고 밝혔지만, 시와의 갈등 때문이라는 게 시 관계자들의 해석이다.

김 전 사장은 해직자 복직 문제와 함께 적자 폭을 줄이기 위한 구조조정 등의 과정에서 시와 잦은 마찰을 빚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경영인 출신인 김 전 사장이 시가 요구하는 내용에 대해 부담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시의 부채감축에 대한 지적은 시의회에서도 꾸준히 지적되고 있다. 서울시의회 김용석 의원(새누리당)은 “지난해 SH공사의 문정·마곡지구 토지 매각 수입이 1조2182억원으로 목표치인 2조2453억원의 54.3%에 그쳤다”며 “박 시장의 채무 감축 공약이 차질을 빚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용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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