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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욕구 ‘싹’ 가시게… 골목 분위기 ‘확’ 바꾼다

입력 : 2012-10-18 00:34:11 수정 : 2012-10-18 00:3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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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범죄예방 디자인 프로젝트’ 시범사업
노란 대문·비상벨 갖춘 긴급피신 ‘지킴이집’ 운영
학교 외부 사각지대엔 인공암벽 등 운동시설 설치
서울 재개발 예정지의 어둡고 좁은 골목 분위기가 색색의 대문으로 밝아지고, 구석구석 비상벨을 갖춘 ‘지킴이집’도 생긴다. 학교폭력이 일어나기 쉬운 학교 사각지대에는 학생들이 춤추고 운동할 수 있는 무대가 마련된다.

서울시는 안전이 취약한 지역에 대해 이 같은 방식을 포함한 ‘범죄예방디자인(CPTED, 셉티드) 프로젝트’를 적용해 각종 범죄 발생률을 낮추겠다고 17일 밝혔다. 셉티드는 디자인을 통해 범죄 심리를 위축시켜 범죄발생 기회를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다.

마포구 염리동 소금길에 위치한 주택 담벼락 위 안전 펜스가 기존 철창 모양에서 운동하는 캐릭터로 바뀌었다.
서울시 제공
첫 시범 사업지로 선정된 마포구 염리동과 강서구 가양동 공진중학교는 프로젝트 적용이 거의 완료됐다. 기업체(삼성, 삼화페인트) 후원금 1억5500만원, 시비 2억5000만원이 투입됐다.

재정비촉진지구인 마포구 염리동은 개발이 늦어지면서 폐쇄회로(CC)TV조차 갖추지 못한 곳이다.

시는 소금장수들이 많이 살아서 붙여졌다는 동네 이름(염리·鹽里)에 맞춰 ‘소금’을 주제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주요 내용은 ▲운동·산책공간 ‘소금길’ 조성(1.7㎞ 길이) ▲비상벨, IP카메라 등을 갖춘 ‘소금 지킴이집’ 운영(6가구) ▲동네 거점공간 ‘소금나루’ 건립 등이다.

소금길은 주민들이 다니기 꺼리는 음침한 골목길을 전문 트레이너의 도움을 받아 운동 공간으로 변모시킨 공간이다. 모든 전봇대에 1∼69번까지 번호를 매겨 위치 식별이 쉽도록 했으며 방범용 발광다이오드(LED)를 설치했다.

어려움이 생겨도 문을 연 상점이나 편의점이 없어 도움을 요청하기 어려웠던 점을 개선하기 위해 일반 가구를 대상으로 소금지킴이집을 선정했다. 지킴이집은 대문을 노랗게 칠하고 밤에도 조명으로 입구를 밝힌다. 처마 밑 IP 카메라는 현장상황을 녹화한다. 집주인은 비상벨이 울렸을 때 어떻게 대처할지 경찰청에서 미리 교육받는다. 소금나루는 카페, 마을문고, 택배수령, 주민사랑방뿐 아니라 24시간 초소역할을 하게 된다.

저소득 소외계층 비율이 높은 강서구 공진중에는 사각지대 8곳에 동영상 카메라가 설치됐다. 이 카메라에 잡히는 화면은 교무실뿐 아니라 학생들이 볼 수 있도록 학교 현관 입구에 마련된 ‘소통의 벽(Dream Wall)’으로 송출된다. CCTV에 의존하는 감시 기능으로 한계가 있다고 판단, 학생들을 참여시키는 ‘역발상’을 적용했다고 시는 설명했다.

회색 페인트칠이 벗겨져 우중충했던 사각지대에는 음향·조명시설을 갖춘 ‘꿈의 무대(Dream Stage)’를 설치, 학생들이 춤이나 노래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이들의 모습도 소통의 벽에 송출된다.

학교 외부 사각지대에 마련된 ‘스트레스 존(Dream Ground)’은 샌드백과 암벽 등반 등 운동시설을 갖췄다.

박원순 시장은 “이번 사업은 셉티드를 대규모 신축 아파트가 아닌 저소득층이 밀집한 기존 시가지에 적용한 특징이 있다”며 “디자인을 통해 각종 사회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시는 지역 1곳, 공원 3곳을 시범사업지로 추가 지정하고 학교 1곳을 선정해 컨설팅을 진행할 계획이다.

김효실 기자 hs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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