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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시장 ‘탁상행정과의 전쟁’

입력 : 2012-05-24 00:16:26 수정 : 2012-05-24 00: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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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학동 ‘신당 창작아케이드’ 방문
작가와 직거래 금지 판매구조에
“행정편의주의”질타 … 개선 요구
서울시가 고질적인 탁상행정과 행정편의주의를 개선하려 머리를 싸매고 있다. 박원순 시장이 현장방문을 할 때마다 시민보다는 관 위주로 행정이 추진되는 것을 강도 높게 지적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 시장은 22일 오후 서울 중구 황학동의 ‘신당 창작아케이드’에서 시 출연기관인 서울문화재단 조선희 대표이사로부터 업무 보고를 듣던 중 복잡한 판매구조에 대해 캐물으며 문제점을 파고들었다. 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신당 창작아케이드는 중앙시장의 침체한 지하상가를 예술창작공간으로 꾸민 곳으로, 2009년 문을 연 이후 70여명의 작가들이 둥지를 틀었다.

박원순 서울시장(오른쪽)이 22일 중구 황학동 신당 창작아케이드를 찾아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이날 박 시장은 문화재단, 시 문화관광디자인본부 관계자들과 함께 현장을 둘러보며 입주 작가들의 작품 판로에 큰 관심을 보였다. 이에 조 대표 등이 “시 문화시설에 입주해 있다는 이유로 시민과 작가의 직거래가 안되고 1000원짜리 하나를 팔아도 회계절차가 복잡하다”고 밝히자, 그 이유를 재차 다그쳐 물었다. 시민들은 아케이드 내 ‘아트마켓’에서만 작품을 구매할 수 있으며, 작가들은 이곳에서 자기 작품이 판매되면 아케이드 측으로부터 따로 돈을 받는다.

박 시장은 개선 방안이 없느냐는 질문에 ‘법적 문제’와 ‘시 위탁사업인 탓’이라는 답만 돌아오자 언성을 높여 “법이 사람을 위해 있어야지.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화가 난다”고 말했다. 시민들이 마음에 드는 제품을 발견하면 그 자리에서 살 수 있어야 공간이 활기를 띠고 작가들의 자립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는 또 “이렇게 작아보이는 제도 하나 바꾸는 게 중요하다”며 “현장에서 보면 바보 같은 일이 많다. 공무원은 여기서 얼마가 팔리든 상관없겠지만 여기 있는 사람들에게는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박 시장이 행정편의주의나 탁상행정에 화를 낸 건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목격되고 있다. 지난달 25일 보도블록 관행 근절 기자설명회 때는 서울시설관리공단 직원 6명을 앞으로 불러내 공개적으로 면박을 줬다. 박 시장은 이들을 향해 “방배동 보도블록 교체 작업이 끝나 가서 봤더니 공사가 부실하게 돼 있었다”며 “직원들이 현장을 안 가보는 것 같다. 서류로만 하니까 이런 일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불려나온 직원들은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한 후에야 자리로 돌아갈 수 있었다. 시는 이날 ‘보도공사 실명제’를 도입해 보도포장 공사 구간 시작점과 끝나는 지점에 시공사와 감독자를 기록한 표지판을 설치한다는 대책을 내놨다.

김효실 기자 hs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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