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단·절차무시 예산집행 구설
35년만에 처음… 문광위 처리유보 서울시의회가 박인배(60) 세종문화회관 사장 해임촉구 건의안을 4일 상정했다.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이날 열린 상임위원회에서 박 사장의 업무처리 능력과 경영 부실 등을 문제 삼아 그의 해임을 촉구하는 건의안을 상정했다. 세종문화회관 사장의 해임촉구 건의안이 시의회에서 상정된 것은 개관 이래 35년 만에 처음이다.
서울시의회 문광위는 추후 논의를 거쳐 처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지만 상정만 됐을 뿐, 안건 처리는 유보하기로 합의했다. 때문에 현재로서는 지난해 1월 임명된 박 사장이 자진사퇴할 수 있도록 시간적 여유를 부여했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도 아니면 박 사장이 그간의 태도와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시의회의 주문으로도 읽힌다.
김태희 민주당 시의원은 “소속 정당이 같다는 이유로 서울시 출자기관의 비효율적 운영과 대표이사의 무능한 경영을 방관한다면 시의원의 역할을 저버리는 것”이라며 해임 건의안 상정 배경을 설명했다. 김 의원 등에 따르면 문광위 위원들은 박 사장은 독단적인 공연 선정과 절차를 무시한 예산 집행 등으로 시의회 등과 마찰을 빚었다.
세종문화회관의 내부 비리 사건 축소·은폐 시도 의혹과 업체 선정 과정의 미숙함도 도마에 오른 상황이다.
지난해 서울시의회가 예산을 삭감한 베를린 현지 공연을 박 사장이 외부 자금을 유치하는 편법을 동원해 진행해 양측의 갈등은 더욱 깊어졌다. 최근에는 내부 인사문제로 잡음이 일자 감사원이 이틀간 세종문화회관을 감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예총 사무총장을 지낸 박 사장은 “시의회에서 처리를 유보하기로 결정한 만큼 현재 시점에서는 열심히 일할 것”이라며 대응 수위에 고민했다.
박종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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