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베이징 항공항천대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남자역도 77kg급에서 우승한 사재혁선수가 시상식이 끝난 후 환하게 웃으며 금메달을 깨물어보고 있다. /베이징=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
사재혁은 강원 홍천중에 다니던 1997년 체육교사의 권유로 바벨을 처음 들었고, 홍천고 시절에는 62㎏급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그러나 한국체대에 들어가면서부터 시련이 찾아왔다. 잦은 부상에 시달리던 사재혁은 설상가상으로 훈련 도중 여러 차례 크게 다쳐 수술대에 올라야 했다. 2001년 훈련 중 오른 무릎을 다쳐 처음 수술했고, 2003년에는 왼쪽 어깨 부상으로 두 번씩이나 메스를 댔다. 2005년 세계주니어역도선수권대회에서 1위에 오르며 무릎과 어깨 부상이 완쾌될 즈음, 이번에는 오른 손목에 탈이 나 다시 수술대에 올랐다.
거듭된 재활 운동에 운동할 의욕까지 잃은 사재혁은 한때 역도를 그만둘 생각마저 했다고 한다. 그러나 올림픽에 대한 열정이 다시 바벨을 들게 했다.
결국 2년 전부터 서서히 몸 상태를 끌어올린 그는 재기에 성공했고, 이후 인상과 용상 마무리 동작의 문제점을 보완하면서 성적도 꾸준히 올라갔다. 지난해 인상 훈련 도중에는 다친 양 팔꿈치에 다시 통증이 왔으나, 올림픽 출전에 대한 의욕은 꺾지 못했다.
사재혁은 지난해 태극마크를 달면서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2007코리아컵 왕중왕 대회에서 한국 신기록을 4차례 갈아치운 그는 같은 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용상 3위를 차지, 그해 남자 역도 최우수선수(MVP)로 뽑히는 영광을 안았다. 지난 4월 경북 포항에서 열린 왕중왕 대회에서도 라이벌 김광훈(26·상무)을 따돌리고 세 차례나 한국 신기록을 경신하며 우승했다.
이때만 해도 인상 162㎏, 용상 203㎏, 합계 365㎏을 들어올린 사재혁은 세계기록(인상 173㎏, 용상 210㎏, 합계 377㎏)과는 거리가 있었지만 올림픽을 앞두고 기록은 날로 좋아졌다. 연습경기에서 두 번이나 세계기록과 타이를 이루는 무게를 들어올렸다는 것이 대표팀 코치진의 전언이다. 그런 자신감 덕분에 베이징으로 출국하는 그의 얼굴에서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1985년생으로 168㎝에 78㎏의 단단한 몸매를 자랑한다.
황계식 기자 cul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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