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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황보연, 사업장 폐업전 '수상한 주소 이전'

입력 : 2013-07-03 03:42:49 수정 : 2013-07-03 03:4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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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금 횡령 이용 황보환경, 전원개발로 이름 바꿔
범 삼성가 기업소유 골프장으로 급하게 주소지 옮겨
檢, “원 前원장에 억대 금품 전달” 황씨 진술 확보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에게 금품 로비를 한 의혹을 받고 있는 황보연(62·구속) 전 황보건설 대표가 비자금 횡령에 이용한 회사를 폐업하기 직전 사업장 주소지를 삼성그룹 사돈 기업인 보광그룹 소유의 골프장으로 옮긴 것으로 드러났다. 황씨가 사업을 철수하기 직전 자신의 사업장 주소를 범삼성가 기업으로 급하게 옮긴 이유에 관심이 쏠린다.

2일 검찰과 법원에 따르면 황씨는 2009년 2월부터 2011년 10월까지 33개월에 걸쳐 황보건설과 황보종합건설 소유 법인 자금을 자신의 계열사인 황보환경으로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황씨가 두 회사에서 횡령한 돈은 각각 14억8700만원과 8억9100만원에 달한다. 검찰은 황씨가 이 돈을 개인적인 용도 외에 로비 자금으로도 사용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황씨는 황보환경을 일종의 ‘비자금 중간 거점’으로 사용하다가 황보건설 등이 폐업한 지 두 달 만인 2011년 9월 이 회사의 문을 닫았다. 이 과정에서 황씨는 폐업신고 전날 회사 이름을 황보환경에서 전원개발로 바꾸고 본점 주소지를 서울에서 경기 이천의 한 골프장으로 변경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골프장은 범삼성가로 분류되는 보광그룹 소유로, 고급 사교클럽이 딸려 있는 곳이다.

황씨가 이같이 황보환경 폐업 전날 사업장 주소지를 바꾼 것은 여러모로 석연치 않아 많은 의문을 남기고 있다. 통상 사업장을 폐쇄하기 전 주소지를 바꾸는 건 채무자가 채권자의 채무이행 독촉을 피하기 위한 수단인 경우가 많은데 황씨의 경우는 사정이 다르기 때문이다. 오히려 황씨는 본인의 흔적을 감추기보다는 마치 주변에 알리기라도 하듯 정상적으로 영업활동을 하는 골프장을 새 주소지로 삼았다.

황씨가 이처럼 이례적 행보를 보인 배경을 두곤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이 가운데 하나는 과거 삼성그룹 계열사와 맺은 사업 관계에서 비롯됐다는 관측이다.

황씨는 2011년 초까지 삼성그룹이 지분을 소유하고 있던 홈플러스가 2009∼2011년 인천 무의도 연수원을 지을 때 ‘모종’의 거래를 한 의혹을 받고 있다. 황씨가 연수원 건립에 반대하던 산림청에 압력을 넣어 달라는 청탁을 원 전 원장에게 했다는 게 의혹의 핵심이다.

당시 산림청은 녹지 훼손을 이유로 반대하다가 결국은 인·허가를 내줬다. 황씨는 그 대가로 옛 삼성 홈플러스의 인천 무의도 연수원 기초공사를 수주했다는 의혹으로 현재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황씨가 범삼성가 관련 골프장을 자기 사업의 마지막 주소지로 택한 것은 일단 삼성과의 관계를 과시하려는 측면이 강하다는 분석이다. 훗날을 대비한 일종의 ‘보험’ 성격도 없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황씨가 서로의 비밀을 지켜주자는 취지의 메시지를 ‘거래 파트너’인 삼성 측에 던졌다는 것이다.

해당 골프장 측은 “환보환경이 주소지를 옮긴 사실을 몰랐고 우리 골프장과 아무런 관련도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원 전 원장에게 4일 검찰에 출석하라고 통보했다. 검찰은 ‘원 전 원장에게 억대의 금품을 건넸다’는 황씨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현준·조성호 기자 hjunpar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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