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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가 술술~] 우리아이 영어도서관 이용법

입력 : 2013-04-21 20:45:02 수정 : 2013-04-21 20:4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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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깝고 저렴한 곳서 영어·독서 ‘두 토끼’ 잡아라
렉사일 지수 확인해 아이 수준 가늠
도서관은 무료… 책 빌릴 땐 이용료
주말엔 체험 공간에서 역할 놀이도
“조급증 버리고 생활 속에서 배워야”
영어마을이 우후죽순 생겨나던 때가 있었다. 해외 어학연수를 가지 않아도 영어체험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앞세워 각 지자체가 경쟁적으로 영어마을을 세웠다. 그러나 10년도 채 안 된 지금 영어마을은 대부분 돈 먹는 애물단지가 됐다. 길어야 4주에 불과한 교육으로 영어가 늘 리 없었으니 학부모와 학생의 발길이 끊어졌다. 주거지와의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한계도 있었다. 이런 문제를 보완해 최근 영어도서관이 곳곳에서 등장하고 있다. 동네 도서관처럼 가깝고 저렴한 곳에서 영어를 배울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독서와 영어 ‘두 마리 토끼’를 잡고픈 학부모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서울 양천영어도서관&영어체험센터(이하 양천영어도서관)를 지난 13일 방문해 영어도서관의 프로그램과 효과를 높이는 이용법을 알아봤다.

◆“다양한 책 맘껏 볼 수 있어 좋아요”

토요일 오전 양천영어도서관 앞. 휴일 이른 시간에도 학부모 2명이 각각 자녀들의 손을 잡고 도서관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공항 입국장을 연상케 하는 로비를 중심으로 왼쪽에는 체험센터가, 오른쪽에는 도서관이 자리하고 있다. 한 달에 400∼500명이 도서관을 찾고, 체험센터에는 150∼200명이 다녀간다.

양천영어도서관이 가장 자신있게 내세우는 건 3만권에 이르는 장서다. 다른 영어도서관은 책이 1만권도 안 되는 곳이 많다. 책이 많은 만큼 내 수준에 맞는 책을 선뜻 고르기 힘들 수 있다. 이런 학생들은 도서관에서 실시하는 SRI테스트(영어독서능력 평가시험)를 보고 렉사일 지수를 확인하면 좋다. 렉사일 지수는 영어 읽기능력을 보여주는 독서능력지수이다.

도서관에는 렉사일 지수별로 책이 정리돼 있어 자신의 지수를 알면 책 고를 때 편리하다.

초등학교 4학년 딸과 함께 이곳을 찾은 이지연(35·여)씨는 “원어민 선생님이 가르치는 영어학원에도 보내봤고, 영어 학습지도 해봤지만 아이가 안 좋아해서 다 그만뒀다”며 “여기는 1년 전부터 다녔는데 아이가 책 읽는 걸 좋아해서 주말마다 들른다”고 말했다.

지난 13일 서울 양천영어도서관&영어체험센터를 찾은 학생들이 독서 삼매경에 빠져 있다.
양천영어도서관 제공
도서관 이용은 무료이고, 책을 빌릴 때는 월 1만3000원(양천구민은 1만1000원)의 이용료를 내야 한다. 동서식품의 후원으로 도서관을 찾은 어린이는 오레오를 무료로 받아갈 수 있다.

양천영어도서관에는 슈퍼마켓, 레스토랑 등의 체험 공간이 마련돼 있어 역할 놀이도 할 수 있다. 체험 프로그램은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1시간 40분 동안 운영된다. 

◆“영어 교육 조급증 버렸으면”

양천영어도서관이 문을 연 건 2011년이다. ‘해외에 나가지 않고도 차별화된 영어교육을 제공하겠다’는 목표로 양천구가 영어전문업체 에듀바이져와 손잡고 만든 공공도서관이다.

그러나 정말 유학에 버금가는 효과를 거두려면 학부모와 학생 모두 적극적인 활용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는 게 김영욱 팀장의 말이다.

김 팀장은 “소리 내서 읽고, 듣고 해야 하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도서관에서 무조건 조용해야 한다는 생각에 영어도서관에 와서도 눈으로만 책을 읽는다”며 “그래서 소리내 영어책을 읽을 수 있는 모자열람실을 따로 만들었다”고 전했다.

모자열람실은 원래 통제가 어려운 영유아를 위한 공간이었는데 ‘부모와 자녀가 함께 소통하며 책 읽을 곳이 필요하다’는 원어민 강사들의 제안에 따라 지금과 같은 용도로 변경됐다.

원어민 강사가 책의 내용에 대해 물어보기도 있는데 이때도 겁내지 말고 틀리더라도 적극적으로 말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김 팀장은 ‘원어민 수업이 한국인이 하는 수업보다 무조건 좋다’고 하는 인식도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외국인 강사는 모국에서 외국어를 배운 경험이 없어 영어를 어려워하는 한국 학생의 심리를 잘 이해하지 못하고, 7∼9세 학생들은 아직 영어 실력이 낮아 원어민의 수업 진행을 따라가지 못한다”며 “결국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 채 시간만 허비할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양천영어도서관은 그 대안으로 원어민 강사의 수업을 한국인 강사가 반복하도록 하고 있다.

김 팀장은 영어란 경험과 생활 속에서 몸에 스미듯 배워야 하는데 우리나라 영어 교육은 수치와의 전쟁에 몰입하는 느낌이라고 했다. 그는 “책 고를 때 도움이 되라고 도입한 SRI테스트도 일부 학부모들은 자녀의 점수가 기대에 못 미치면 ‘빨리 책을 읽혀서 점수를 높여야지’라고 생각한다”며 아쉬워했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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