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해경에 따르면 이날 새벽 2시40분께 서귀포시 화순항 동방파제 남동쪽 1.8㎞ 지점에서 침몰한 중국 어선 월강성어 91104호와 월강성어 91105호(이상 산둥성 선적·톤수 미상)는 지난 27일부터 해당 해역에 떠있었다.
해경은 당일 이들 선박이 거친 파도속에 위태롭게 정박한 것을 발견, 연락을 시도했으나 교신이 되지 않아 안전한 해역으로 대피를 유도하려고 중국어 방송을 했다. 이후 연락방법을 찾다가 중국 정부에 해당 선박들을 대피시켜 주도록 요청했다.
해경은 당시 상황에 대해 "위험해 보이지만 별다른 방법이 없어 레이더 등으로 위치만 확인할 수 밖에 없었다"며 "해당 어선 선원들이 그 해역이 안전하다고 여겨 닻을 내리고 머물렀던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이 어선들이 가까운 화순항을 외면하고 거친 파도가 휘몰아치는 위험천만인 상황을 그대로 맞았던 것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무허가 조업어선이어서 항·포구로 접근하는 것을 꺼린 것은 아닌지 등 갖가지 추측도 나오고 있다.
해경의 한 관계자는 "중국 어선이 제주 부근에서 조업하다 태풍에 놓일 경우 일단 목포항으로 대피하도록 유도하고 위급상황이면 화순항 대피를 허가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무허가 어선일 가능성에 대해서는 "제주도 앞바다에서 허가받지 않고 조업한 경우 무허가 어선이라고 하겠으나 이번 경우는 강풍과 높은 파도를 피하려고 접근한 것으로 보인다"며 섣부른 추측을 경계했다.
현재 침몰 어선에 타고 있던 34명의 선원 중 구조되거나 뭍으로 올라온 선원 6명이 치료를 마친 뒤 해경 등이 조사하면 구체적인 정황이 파악될 것으로 보인다.
해경에 따르면 사고 어선 2척 중 1척은 화순항 앞 30m 지점까지 밀려와 있으며 수면 위로 약간 떠있는 어선에서 선원들이 목격되고 있다. 현재 해경 구조대와 제주지방경찰청 특공대 등이 어선에 접근, 밧줄로 선박을 묶은 뒤 직접 선원들을 구조하는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
나머지 1척은 화순항 근처 한 펜션 앞바다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서귀포시 대정읍 일과리 앞 1.5㎞ 지점 해역에도 지난 26일부터 27일까지 중국 어선 2척이 머무르고 있었으나 이 어선들은 이날 새벽부터 북쪽으로 이동, 현재는 제주시 해역에서 안전하게 있다고 해경은 밝혔다. 이 어선들 역시 안전한 곳으로 이동하도록 서귀포해경이 수차례 유도했으나 해당 해역에 머물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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