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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국해봤자 백수… 고급두뇌 안 돌아온다

입력 : 2012-08-17 08:16:34 수정 : 2012-08-17 08: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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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교육도 걸림돌… 해외파 박사 U턴 5년새 20% ↓
정부 야심찬 ‘브레인 리턴 500’ 프로젝트도 겉돌아
영입 인재 3명 뿐… “연구 전념할 환경 조성 절실”
 미국 서부의 한 대학 연구소에서 컴퓨터공학을 연구하는 김모(33)씨. 그는 요즘 1년전 박사학위를 딴 뒤 한국에 돌아가는 대신 미국에서 일자리를 찾은 것을 잘한 선택으로 여기고 있다. 김씨는 “한국이 정보통신 강국인데다 관련 분야 연구자가 많아 그때 귀국했으면 지금과 같은 일자리를 얻지는 못했을 것”이라며 “딸아이 교육문제까지 감안하면 후회 없는 결정이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돌아오지 않는 해외파 박사들이 해마다 늘고 있다. 16일 한국연구재단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로 돌아온 해외 박사학위 취득자는 모두 1234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7년 1535명보다 19.6% 줄어든 것이다.

 자연과학, 공학 등 이공계 분야 박사들의 미복귀 양상은 더욱 심각하다. 이공계 학생들이 선호하는 미국과 일본에서 박사학위를 딴 뒤 귀국한 경우는 2007년 대비 각각 22.8%(447명→345명), 42.4%(184명→106명) 감소했다.

 미국과학재단(NSF)에 따르면 해마다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는 한국인은 1400명 내외. 2007년의 경우 1437명이 박사학위를 받았지만 지금까지 704명만 국내에 복귀한 것으로 신고됐다. 2명 중 1명은 해외에 정착한 셈이다.

 문제는 정부의 꾸준한 과학기술 분야 투자에도 해외파 고급두뇌들이 고국에 돌아올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점이다. NSF 조사에서 미국 체류를 희망하는 한국인 박사는 2007년 66.7%에서 2010년 62.1%로 다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지난해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조사에서는 74.9%가 한국에 돌아갈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게다가 “미국에 반드시 남겠다”는 한국인 박사는 1998∼2001년 41.1%에서 2006∼2009년 45.4%로 더욱 증가하는 상황이다.

 우수 인력의 한국행 기피현상과 함께 해외 과학자 유치도 지지부진한 상태다.

 정부는 해외 석학과 신진 과학자들의 국내 영입을 위해 지난해부터 ‘브레인 리턴 500’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 사업은 2017년까지 기초과학연구원(IBS)을 중심으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에 한인 과학자를 포함해 해외 우수인력을 500명 유치하겠다는 내용의 프로젝트다. 하지만 지금까지 IBS에서 유치한 해외 학자는 연구단장 3명에 불과하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이상목 사무총장은 해외에서 공부한 우수인력들이 마음 놓고 돌아올 수 있게 하려면 무엇보다 실질적인 직업 안정성과 자율적 연구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 정부 들어 과기 분야 인력과 연구개발(R&D)비가 크게 늘었지만 뜯어보면 연구관리직과 계약직, 대학원생들 장학금에만 집중된 측면이 있다”면서 “연구자 입장에서 보면 임금은 그대로인데 일만 잔뜩 늘어난 셈”이라고 꼬집었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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