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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다문화 두 얼굴 "친구는 좋지만…"

입력 : 2012-04-18 19:12:41 수정 : 2012-04-19 09: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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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부, 첫 수용성 조사
헌정사상 첫 이주민 출신 국회의원인 새누리당 이자스민 당선자에게 쏟아진 인터넷 공간에서의 ‘외국인 차별·혐오’(제노포비아) 발언은 급속도로 다문화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한국 사회에 경종을 울렸다. 현실적으로 다문화 인구가 140만명에 이르고 학교와 일터, 동네에서 ‘이웃’처럼 마주치고 있으나 한국인의 다문화 수용성은 아직 50%대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제 결혼과 외국인 근로자 유입 증가로 빠르게 다문화·다인종사회로 변화하고 있는 만큼 ‘다문화 갈등’이 확산되지 않도록 중장기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여성가족부는 여론조사기관 GH코리아에 의뢰해 전국 19∼74세 남녀 2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민 다문화 수용성 지수(KMCI)’ 조사 결과를 18일 발표했다.

국내에서 처음 실시된 이번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웃에 외국인이나 이주민이 있는 경우의 다문화 수용성 지수는 50.03으로 가장 낮았고 가족이나 친인척 중에 이주민이 있는 경우도 51.8에 불과했다. 이주민을 가족·친인척으로 둔 국민이 그들에게 한국문화와 관습에 순응하라고 요구하는 일방적 기대가 강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친구(57.9), 직장·학교 동료(53.8) 중에 이주민이 있을 때 수용성 지수는 상대적으로 높았다.

어느 국가든 다양한 인종, 종교, 문화가 공존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 ‘문화공존’에 대해서도 한국인은 유럽인보다 부정적 인식이 훨씬 강한 것으로 드러났다.

여성부가 함께 공개한 유로바로미터(EB), 유럽사회조사(ESS)의 국제지표 항목을 보면 한 나라 안에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것에 대해 유럽 18개국 국민은 찬성률이 평균 73.8%인 데 비해 한국은 36.2%로 조사됐다. 다만 외국인이 일자리 감소, 범죄율 상승, 국가 재정부담 증가 등 사회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유럽 평균보다 현저히 낮았다. 이는 최근 글로벌 금융·재정위기로 유럽에서 일자리를 둘러싼 이민 갈등이 확산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 정체성 관련 조사에서 한국인은 혈통 중시 비율이 86.5%로 비교대상 37개국 중 필리핀(95%), 베네수엘라(87.6%)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조상이 누군지를 중시하는 문화적 특성을 보여준다.

정부는 이날 김황식 국무총리 주재로 다문화가족정책위원회를 열어 조사 결과를 논의한 뒤 이민자와 그 가족을 위한 한국어학교 신설 등 올해 다문화가족 정책 53개 과제에 925억원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김 총리는 이 자리에서 “외국인에 대한 혐오증이나 부정적 인식이 더 이상 깊어지지 않도록 개선대책을 마련해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김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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