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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 ‘무법지대’ 해외 P2P 사이트

입력 : 2011-03-14 23:00:23 수정 : 2011-03-14 23: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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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콘텐츠 단속 강화되자 네티즌 대거 이동
‘토렌토’ 등 한국어 전용만 수십개… 처벌도 못해
국내 파일공유 사이트를 통해 최신 영화나 드라마를 불법으로 내려받아 즐겼던 대학생 이모(25·여)씨. 그에게 강화된 저작권 규제는 별 위협이 되지 못한다.

국내 사이트에선 원하는 파일을 공짜로 내려받기가 어려워졌지만 ‘토렌토(to***)’라는 해외 파일공유 사이트를 이용하면 별 문제가 없어서다. 이씨는 “국내의 경우 저작권이 있는 콘텐츠는 올라오자마자 단속에 걸려 삭제되지만, 해외 파일공유 사이트에선 최신 방송 프로그램까지 공짜로 구할 수 있어 자주 접속한다”고 말했다.

온라인상 콘텐츠 저작권의 중요성이 커지고 규제도 강화되고 있지만 불법 다운로드 이용자들한텐 ‘소귀에 경 읽기’다. 해외 파일공유 사이트를 이용하면 단속에서 자유로운 탓이다. 심지어 한글이 서비스되는 해외 사이트까지 활성화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14일 한국저작권위원회에 따르면 2009년 7월 저작권법 개정으로 온라인상 저작권 위반행위에 대한 처벌 근거가 마련됐다.

불특정 다수가 온라인상에서 저작물 등을 주고받도록 하는 서비스 제공자는 해당 저작물 권리자의 요청시 불법 전송을 차단해야 한다는 게 골자다.

위반시 최대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게 된다. 그러자, 국내 온라인상에서 영화·드라마 같은 영상물과 음악·게임 파일 등의 불법 다운로드가 적발돼 전송차단 등의 조치가 취해진 건수는 대폭 늘었다. 2008년 1만1927건에서 2009년 3만5345건, 지난해 8만5085건으로 급증했다.

국내에서 콘텐츠를 공짜로 얻기가 어려워지자 이용자들이 단속 사각지대인 해외 사이트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토렌토의 경우 콘텐츠 파일을 직접 교환하는 게 아니라 저장물 위치정보 파일을 이용해 콘텐츠를 공유하는 방식이어서 저작권법과 무관하다고 여기는 이용자들도 많다. 저작권위원회는 토렌토에만 한국어로 이용할 수 있는 전용 사이트가 40∼60개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타임***’, ‘포셰어드***’ 등의 해외 사이트도 국내 이용자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대학생 이모(27)씨는 “미국에서 공부할 때 타임***를 처음 알게 돼 음악 파일을 내려받곤 했는데, 귀국해 보니 한국에도 아는 사람이 꽤 많아 놀랐다”고 말했다.

‘ba***’와 ‘my***’ 같은 해외 웹스트리밍 사이트도 인기다. 이들 사이트는 재외동포나 외국인들이 한국 드라마를 볼 때 주로 이용했지만 외국 방문자들이 많아지면서 국내에도 알려졌다.

문제는 이런 사이트의 서버나 운영업체가 해외에 있어 저작권법 위반 행위를 적발하더라도 규제나 처벌 수단이 없다는 점이다. 저작권법 위반 콘텐츠만 유통되는 게 아닌 이상 해당 프로그램 차단 등의 일괄 단속도 할 수 없다. 한국영상산업협회 김의수 저작권팀장은 “최근 해외 프로그램을 통한 불법 파일공유로 외화 몇 편이 개봉 전에 유통돼 수입업체가 고생했다”며 “국가 간 협정이나 국제 수사공조 등 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유진 기자 heyda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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