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을 앞두고 고민에 빠진 대학 4학년들에게 CEO 멘토들의 조언은 정말 큰 도움이 되죠.” 지난달 27일 강원도 평창 용평리조트. 남영비비안의 김진형 사장과 대학 4학년 취업준비생 4명이 한 테이블에 앉았다. 이 자리는 김 사장이 학생들의 취업 및 진로 고민에 대해 듣고 사용자의 관점에서 본 취업준비생이 갖춰야 할 자질에 대한 조언을 하기 위해 마련됐다.
◇지난달 27일 강원도 평창 용평리조트에서 한국장학재단이 주최한 ‘코멘트(KorMent)’ 사업 발대식에서 김진형 남영비비안 사장과 대학생 멘티들이 저녁식사를 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한국장학재단 제공 |
“기업에서 좋아하는 선호하는 인재는 어떤 사람들인가요.”
한국외국어대 4학년 최기현씨의 질문에 김 사장은 “내가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역지사지’의 마음가짐이 있느냐”라고 답했다. 그는 “사회생활을 하는 데 있어 가장 필요한 것은 배려와 남을 이해하는 마음”이라며 “조건이 아무리 훌륭해도 역지사지를 모르는 지원자는 면접에서 절대 뽑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경원대 영문과 4학년 박성호씨는 “영업맨 출신으로 CEO 자리에까지 오른 대단하신 분을 멘토로 모시게 돼 영광”이라며 “앞으로 함께 많은 대화를 나눴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중앙대 공공인재학과 4학년 구본현씨는 “학교에서 공부만 하며 세상에 베풀 줄 모르는 인재가 되기보다는 다양한 경험과 인간관계를 통해 사회생활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인재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드러내기도 했다.
◇CEO 멘토들과 대학생 멘티들이 취업을 대비한 모의면접에 참여하고 있다. 한국장학재단 제공 |
그는 자신의 멘티들을 ‘아들, 딸’이라고 부른다. 과거에 멘티 학생 중 한 명이 집안 형편이 어려워 등록금을 내지 못했다는 소식을 우연히 알게 돼 등록금을 대신 내주기도 했고 부모님과의 갈등으로 가슴앓이를 하는 학생에겐 또래 자식을 둔 부모 입장에서 진심어린 충고를 해줬다. 그에게도 군 복무 중인 아들과 대학교에 재학 중인 딸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지난 10년간 멘티와 주고받은 메일을 다 보관하고 있으며 지금도 틈틈이 다시 읽어보며 과거를 떠올리기도 한다.
하루 24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바쁜 중견기업의 CEO지만 멘토로서의 활동은 절대 소홀히 할 수 없는 부분이다. 멘티에게 멘토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 같은 관계가 우리 사회에 얼마나 필요한지를 절실히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이경숙 이사장이 내 멘토이고 그의 모습을 본받아 지금 멘티들을 대하고 있다”며 “나의 멘티들이 훗날 멘토가 돼 많은 인생 후배들에게 도움을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인생 선배로서의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10년 전 맡았던 멘티들과 지금의 멘티들을 비교해 보면 한층 당당해진 모습이 보기 좋다”면서도 “계속되는 취업난에 늘 고민하고 어두운 모습은 마음이 아프다”며 안타까워했다.
학창시절 가출해 방황하던 때 한 음악다방에서 우연히 듣게 된 ‘마이웨이’가 애창곡이라는 김 사장은 “누가 뭐라든 ‘나의 길을 가겠다’는 마음으로 남과 비교하지 말고 스스로 결정하고 결과에 승복하는 자세로 살면 행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경희 기자 sorimo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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