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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左편향'에 '右클릭' 조정… 새 이념논란 우려

입력 : 2009-08-05 03:51:52 수정 : 2009-08-05 03:5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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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역사교과서 '오락가락' 집필기준 갈등 예고

"이승만 정권 긍정평가" 등 대한민국 정통성 강조
정부 "기준 배치 교과서 승인 불가"… 대립 불가피
4일 교육과학기술부가 발표한 새 교과서 집필기준은 그동안 ‘좌편향’ 논란을 불러일으킨 내용에 대해 정부가 가이드라인을 통해 논란의 소지를 차단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그러나 정권에 따라 오락가락하는 집필기준을 두고 학계의 반응이 엇갈리면서 교과서 검인정 과정에서 집필진과 정부 간에 갈등의 불씨는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교과부에 따르면 새 집필기준에서 눈에 띄게 달라진 부분은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한층 강조하고 이에 대한 내용을 보강했다는 점이다. 안병만 교과부 장관은 지난해 근현대사 좌편향 논란이 불거졌을 당시 “교과서에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해치는 부분이 있다. 2011년부터는 새 역사 교과서가 나오므로 정사(正史)가 대한민국 역사로 쓰일 수 있게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 새 기준에는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로 이어지는 민족운동의 역사는 현재 헌법 전문에서 대한민국의 정통성으로 인정받고 있음을 지적한다’, ‘1948년 8월15일 수립된 대한민국 정부는 대한제국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계승한 정통성 있는 국가임을 설명한다’, ‘대한민국 정부는 농지개혁을 추진하고 친일파 청산에 노력하였음을 서술한다’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이는 좌편향 교과서 논란이 불거지기 전에 마련했던 역사 교과서 집필기준이나 교육과정이 개정되기 전인 7차 사회과 교육과정에서는 아예 언급조차 없었던 대목들이다.

이전 정부에 대한 묘사도 달라졌다.

현행 교육과정은 이승만 정부와 관련해 ‘발췌개헌, 사사오입 개헌을 통해 장기 집권 획책과 독재화 과정을 설명할 수 있다’는 식으로 돼 있으나 새 집필기준은 ‘이승만 또는 이승만 정부의 역할 서술 시 대한민국 정부 수립에 기여한 긍정적인 면과 독재화와 관련한 비판적인 점을 모두 객관적으로 서술한다’고 규정했다.

이 같은 기준에 대한 학자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현재 사용되는 역사교과서의 좌편향성을 지적해 온 학자들은 “기준을 제대로 잡아줬다”며 반겼지만 반대파에서는 “사실상 국정교과서를 만들자는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정부는 새 기준에 배치되는 교과서의 경우 검인정 승인을 하지 않을 방침이어서 검인정 과정에서 정부와 집필진 간에 대립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교과부 관계자는 “특정 이념이나 역사관에 편향되지 않고 객관적인 관점에서 서술하도록 하자는 것”이라며 “역사적 사실에 대한 해석이 다양할 땐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자료를 제시토록 해 공정성, 균형성에 초점을 맞춰 검인정 심사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이경희 기자 sorimoa@segye.com

■역사교과서 집필 기준 비교
항 목 2000년 2009년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3·1운동 이후 성립된 여러 임시정부가 상하이의 대한민국 임시정부로 통합되었음을 서술하고, 임시정부는 3권 분립의 자유민주공화정의 정부 형태를 취하였음을 이해시킨다. ●3·1운동의 연장선에서 수립된 대한민국 임시 정부의 활동과 역사적 의의를 서술한다.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로 이어지는 민족 운동의 역사는 헌법 전문에서 대한민국의 정통성으로 인정받고 있음을 지적한다.
대한민국의
수립
●대한민국 정부의 수립과 그 정통성을 서술하고, 반민법 제정, 농지개혁법 제정 등 이승만 정부의 주요 정책과 성격을 설명한다. ●대한민국 정부는 대한제국 및 대한민국 임시 정부를 계승한 정통성 있는 국가임을 설명한다.
●대한민국은 이후 농지개혁을 추진하고 친일파 청산에 노력하였음을 서술한다.
6·25 전쟁 ●북한이 6·25전쟁을 일으킨 과정을 설명하고, 전쟁의 전개 상황을 국제정세의 추이와 관련하여 서술한다. ● 6·25 전쟁이 북한의 남침으로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명확히 하고…(중략)…전쟁 결과 수많은 사람이 죽거나 다쳤고 경제가 파탄되는 등 우리 국민과 국가에 엄청난 피해가 발생했다는 점을 지적해 평화의 소중함을 일깨우도록 한다.
자료:교육과학기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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