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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착비리·강도짓… 이번엔 만취 경관이 택시기사 폭행치사
경찰청, 강남지역 서장 6명 모두 교체

경찰 간부는 술에 취해 택시운전사를 때려 숨지게 하고, 또 다른 경찰은 정복을 입은 채 오락실을 털고….

‘민중의 지팡이’를 자처하는 경찰의 기강 해이가 도를 넘었다. 모두 “엄정한 공직기강을 확립하겠다”고 밝힌 강희락 신임 경찰청장 취임 2주 만에 벌어진 일이다.

경기 안양경찰서는 21일 서울 구로경찰서 소속 A(45)경위에 대해 폭행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A경위는 이날 오전 1시43분쯤 안양시 비산동에서 택시기사 양모(47)씨와 요금문제로 시비를 벌이다 양씨를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택시 미터기에 찍힌 요금은 겨우 1만6000원이었고, 양씨의 직접적인 사인은 심근경색인 것으로 밝혀졌다.

앞서 인천 남동경찰서는 지난 17일 오전 2시쯤 인천 남동구의 한 성인오락실에 근무복을 입고 들어가 “단속 나왔다”며 수갑을 이용, 환전상을 묶은 뒤 260만원을 빼앗은 혐의로 인천 삼산경찰서 소속 B(40)경사를 구속했다. B경사는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이 오락실을 출입한 ‘손님’이었다.

또 지난 20일 안마시술소 업주와의 유착 의혹을 받아온 강남경찰서 경찰관 6명이, 지난 10일엔 성인오락실 등에 단속정보를 흘린 경기 지역 경찰 6명이 파면 또는 해임됐다.

지난해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08년 1∼7월 비리로 형사처벌받은 공무원 194명에는 경찰이 17%로 가장 많았다. 2007년에도 경찰 비위사범이 21%로 가장 많았다.

이달곤 행정안전부 장관은 22일 경찰관의 비위 근절과 복무기강 확립을 위한 쇄신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강 청장도 21일 비리 내사를 전담할 기구를 경찰청과 지방청에 설치하는 등 강력한 사정에 돌입하겠다고도 했다.

경찰청은 이날 서울 강남·서초·수서·송파·강동·방배서 등 서울 강남지역 경찰서장 6명을 모두 교체했다.

하지만 당국의 ‘사후약방문’식 대응에 시민들의 불신은 극에 달했다. 이모(28·여)씨는 “경제가 매우 어려운 마당에 치안마저 흔들리면 서민은 누굴 믿고 사느냐”고 탄식했다. 오창익 인권실천시민연대 사무국장은 “경찰이 국민들이 지켜보고 있고 국민을 위해 일해야 한다는 생각을 할 수 있도록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나기천 기자 n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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