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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감동 주지 못한 청와대 비서진 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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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8-06-20 20:28:12 수정 : 2008-06-20 20:2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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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단행된 청와대 비서진 개편은 과감한 인적 쇄신에 대한 국민 기대에는 미흡했다는 평가를 면하기 어려울 것 같다. 비서실장을 비롯해 6명의 수석이 교체되는 등 폭이 컸고 인적 구성도 종전의 교수 일변도에서 관료·정치인으로 다양해지는 등 그 나름의 변화가 적지 않았다.

그럼에도 국민에게 감동을 줄 만한 참신한 인물은 없었다. 작금의 정치적 난국을 추스를 수 있는 인사를 재야나 야권, 개혁세력 등 외부에서 수혈하려는 탕평의 노력을 발견할 수 없었다. 외형에서는 전면 물갈이였는지 몰라도 내용적으로는 한나라당이나 인수위 주변 인물을 벗어나지 못하는 한계를 노출했다. 인적 구성도 전임 류우익 비서실의 연장이라는 태생적 한계를 보였다. 대통령이 그제 기자회견에서 밝힌 국정운영의 방향 전환도 기대하기 어려운 인상을 주었다.

앞 수레가 수렁에 빠지거나 엎어지면 뒤 수레는 그것을 살펴서 제대로 가도록 하는 게 역사 발전의 철칙이다. 그렇지만 이번 인선에서는 그런 역사인식과 문제의식의 깊이가 엿보이지 않는다. 대통령 친정 체제의 재확인이라 할 이번 비서실 개편으로 현안인 소고기 파동은 물론 경제위기를 수습하고 국민통합을 이뤄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지난 10년간 실권으로 보수진영의 인재난이 적잖을 것으로 짐작된다. 그렇다고 한나라당 공천 낙천자와 4·9 총선 낙선자를 수석이나 특보로 기용하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 연유가 뭣이든 그들은 당에서 내침을 당했고, 지역주민으로부터 심판을 받은 인사들이다. 이들의 기용은 청와대가 한나라당 취업구제소라는 비난을 받아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현재의 여권이 그렇게 매도했던 노무현 정부의 ‘코드 인사’, ‘돌려막기 인사’, ‘회전문 인사’와 뭐가 다른지 의아스럽다.

과연 국민에게 뼈저린 반성을 하고 새로운 출발을 하겠다고 다짐한 엊그제 그 약속의 첫 실천이 이 정도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총체적 난국을 타개하려는 의지보다는 순간순간의 위기 모면에 급급한 모습을 또다시 보는 것 같아 안타깝다.

대통령 비서진은 국정을 보좌하는 책임과 권한이 막중하다는 점에서 이것만은 당부하고 싶다. 제1기 비서진이 저질렀던 여러 잘못 가운데 최우선적으로 국민과의 소통 부재가 더 이상 재연돼서는 안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통령에게 직언과 충언을 할 수 있어야 한다. 현 비서진에게 이는 이번 인사에 대한 국민의 실망을 잠재우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아울러 이번 비서진 인사에서 미흡한 점은 내각 개편 때 보완할 것을 간곡히 요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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