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농도 오염수 4700TBq 유출… 연간배출 한도의 2만배 상당 일본 정부가 지바(千葉)현 여성의 모유에서 방사성물질이 검출된 것과 관련해 조사에 나섰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관방장관은 21일 기자회견에서 한 시민단체가 지바현 가시와(柏)에 사는 산후 8개월 여성의 모유에서 미량의 요오드131이 검출됐다고 발표한 것과 관련해 후생노동성에 조사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또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의 반경 20㎞ 내 지역을 22일 0시부터 출입금지 및 퇴거명령을 강제할 수 있는 ‘경계구역’으로 설정한다고 발표했다. 이들 지역은 그동안 법적 강제력이 없는 ‘피난지시 구역’이어서 피난민들이 마음만 먹으면 수시로 자택에 되돌아가 개인용품을 가져올 수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주민들의 출입이 법적으로 완전 금지된다. 이번 조치는 후쿠시마 원전 주변지역의 방사선 누적량이 갈수록 높아져 주민의 피폭을 줄이기 위한 ‘고육책’이다.
◆젖먹이 엄마 방사성물질 ‘비상’
일본 시민단체인 ‘모유 조사·모자지원 네트워크’는 20일 독자적으로 검사한 결과 지바현 가시와에 사는 산후 8개월 여성의 모유에서 1㎏당 36.3㏃(베크렐)의 방사성 요오드131이 검출되는 등 여러 여성의 모유에서 방사성물질을 검출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지난달 24일과 30일 지바, 미야기(宮城), 후쿠시마(福島), 이바라키(茨城)현에 사는 여성 9명으로부터 모유를 일인당 120∼130㏄씩 받아 민간 방사선 측정회사에 보내 분석했다. 이바라키현 모리야(守谷)에 사는 여성의 모유에서도 31.8㏃이 검출됐고, 이바라키현 쓰쿠바의 여성 2명에게서도 각각 8.7㏃과 6.4㏃이 나왔다. 모리야시의 여성은 두 번째 검사에서는 8.5㏃로 내려간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에는 모유에 포함된 방사성물질의 양에 대한 안전 기준은 없다. 이번에 검출된 양은 유아의 수돗물 섭취 기준치(1㎏당 100㏃)보다는 적었다.
◆원전 30㎞ 밖도 20mSv 육박
일본 문부과학성은 원전에서 북서쪽으로 30㎞ 떨어진 나미에(浪江)에서 지난달 23일부터 지난 19일까지 누적 방사선량이 18.940mSv(밀리시버트)에 달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 지역의 누적 선량은 지난 3일 10mSv를 넘은 후 11일 15mSv를 돌파했으며, 22일쯤 20mSv를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원전에서 역시 북서쪽 30㎞권 밖에 위치한 이타테(飯館)에서도 누적 선량이 10.920mSv를 기록하는 등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원전 반경 30㎞ 밖이라도 연간 20mSv를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에 대해선 조만간 ‘계획적 피난구역’으로 설정할 방침이다.
◆유출 고농도 오염수 총 4700T㏃
도쿄전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후쿠시마 원전 2호기의 전선케이블 보관시설의 틈새를 통해 바다로 유출된 고농도 오염수는 총 520t, 방사성물질의 총량은 4700T㏃(테라베크렐=1조 베크렐)이라고 발표했다. 방출된 방사성물질은 방사성 요오드가 2800T㏃, 방사성 세슘 134와 137이 각각 940T㏃ 수준이다. 방사성물질 4700T㏃은 도쿄전력이 정한 1∼6호기의 연간 배출 한도량의 약 2만배에 상당한다. 또한 사상 최악의 해양 오염으로 알려진 영국 세라필드 핵재처리 시설 누출사고 때의 방사성 폐수량과 맞먹는다.
도쿄=김동진 특파원 bluewin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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