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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지금] 트렌드 전문가가 본 미래의 집은 어떤 형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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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9-06-08 09:58:27 수정 : 2009-06-08 09:5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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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족 맞춤형… 부부끼리도 개인공간 필수
미래에 우리가 살게 될 집은 어떤 구조가 되고 어떻게 꾸며지게 될까. 서구사회의 미래학자들이 이에 대해 광범위하게 연구하고 있다. 주택건설 회사들은 10년 뒤, 20년 뒤 소비자들이 원하는 주택구조를 미리 알기 위해 첨단 트렌드를 조사하고 있다. 최근 파이낸셜타임스를 비롯한 외신들이 전망한 ‘미래의 주택’의 주요 특징을 짚어봤다.

◆핵가족 해산=
20년 뒤 가정은 싱글(홀로살이)이 주류가 된다. 요즘의 일반적인 가족 형태인 남편과 아내, 그리고 자녀 두 명, 애완견으로 구성된 핵가족 가정은 더 이상 찾아보기 힘들다. 영국 국가통계국(ONS)에 따르면 성인 5명 중 2명만 결혼한다. 많은 사람들이 혼자 살거나, ‘플라토닉 하우스메이트(platonic housemate:육체적 관계를 맺지 않는 동거자들)’와 산다. 집을 공유하는 사람들은 젊고, 성공한 전문직 종사자들이다. 이들은 생활비 부담을 줄이면서도 남녀관계에 대한 어떠한 굴레에도 얽매이지 않고 사교적인 관계를 유지하기를 원한다.

경제적 독립을 이룬 이들은 자주 이사를 하면서 자립적으로 생활을 즐긴다. 반면에 노인들은 비디오와 전자 약통 등 똑똑한 기계들의 도움을 받아 혼자서 오랫동안 거주할 곳을 추천받게 된다.

하지만 길 건너편에서는 이 같은 싱글 가구와 전혀 다른 형태의 거주자들을 볼 수 있다. 한 지붕 아래 여러 세대가 함께 사는 가정이다. 점차 증가하는 은퇴자들이 성인이 된 자녀들의 집에 들어가 살게 된다. 미 백악관에서는 이미 이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 선거 때 손녀들을 돌봤던 미셸 오바마의 어머니가 퍼스트레이디가 된 딸과 대통령이 된 사위, 손녀들과 함께 살고 있다.

성년이 된 자녀들은 돈을 절약하기 위해 대학 수업을 연기하고 부모의 집에 들어가거나 졸업 뒤 취직자리를 구하는 동안 부모의 집에서 산다. 이런 경우 조부모와 부모, 장성한 자녀들과 아이들이 식탁 주변에 모이고 무선라우터를 함께 사용한다.

◆침실프라이버시 강화=결혼을 했든, 동거를 하든, 혼자 살든, 젊거나 늙었거나 사람들의 주요 관심사는 집에서 개인적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다. 미국 전국주택건설업자협회(NAHB)는 2015년쯤 주문 주택의 60%는 두 개의 안방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부부는 각자 개인적 공간을 갖기 위해서, 그리고 가끔 데이트하는 설레임을 즐기기 위해 평소에 떨어져서 잔다는 것이다. 이 같은 집 구조는 각종 요금을 분담하는 플라토닉 하우스메이트들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이 트렌드는 국내에서도 시작됐다. 경기도 안산의 한 아파트에서는 욕실을 가운데 두고 만들어진 두 개의 안방을 부부가 각각 사용하고 있다. 근무시간대가 다른 맞벌이 부부에게 효용성이 높다고 한다.

◆강력한 실용성 대두=대량소비의 거부가 당분간 큰 흐름이 되고, 앞으로 수년간 디자인에 심미적인 면이 영향을 끼칠 것이다. 충동 구매는 더 이상 우리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지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획득’이라는 허세적인 권리가 더 이상 발붙이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금전적 여유가 있는 사람들에게는 실용적이고 깨끗하게 마감처리되고, 고전적이고 잘 만들어진 아름다운 가구가 어필할 것이다. 주택 소유자들은 환경 문제에 많은 관심을 쏟고, 마음의 안정과 함께 편안함을 주는 최신 기술에 돈을 쓸 것이다.

돈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코티지(Cottage:작은 시골집) 스타일이 퍼질 것이다. 한 집에 여러 세대가 살든, 혼자 살든간에 인테리어는 여러 가지 기능이 부가될 것이다. 고가구에는 새로운 기술이 첨가될 것이고 부엌 용품과 요리책은 주인이 누구인지 딱지가 붙어질 것이다.

◇미국 백악관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영부인 미셸 오바마, 딸 말리아와 사샤, 아이들의 외할머니 메리언 로빈슨(맨 오른쪽) 등 다세대가 함께 살고 있다. 미래의 집은 이같이 다세대가 함께 살든지 아니면 나홀로 가족이 살게 된다.
◆부엌이 생활의 중심=
여전히 부엌이 가족생활의 중심이 된다. 주방은 구성원들이 함께 모여서 식사를 하거나 차를 마시거나 담소를 하는 곳이다. 마이크로웨이브와 인스턴트 음식은 더 이상 자리 붙일 곳이 없어지게 된다. 사람들이 자신들이 살고 있는 지역이 청결하다는 것에 자부심을 갖게 되면서 수도꼭지를 통해서 나오는 물이 다시 각광받게 될 것이다.

효율성이 극대화되고 이산화탄소가 없는 실내정원은 채소와 식용약초의 차지가 된다. 요리 청소 난방 등을 할 때 열효율을 모니터할 수 있는 장치가 설치되고 이웃과 이산화탄소를 누가 더 줄이는지도 경쟁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냉장고에 설치된 컴퓨터는 각 이용자의 식이요법과 관련해 요리법과 요리정보를 제공한다. 그리고 이동전화기를 통해 음식재료의 바코드를 읽고, 유통기한 및 영양가를 체크할수 있으며 심지어 어떤 음식과 궁합이 맞는지도 알 수 있다.

◆첨단 재택근무시설=많은 사람들이 경제위기 때문에 회사의 서버컴퓨터와 연결된 온라인을 통해 집에서 근무하는 것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주로 컴퓨터로 작업을 하고 사람 만나는 일이 많지 않다면 여러 시간을 허비해가며 출퇴근할 이유가 없다. 인력전문회사 ‘월드앳워크’에 따르면 현재 2800만 미국인들이 최소한 월 1회이상 집에서 근무하고 있다. 2010년에는 이 수치가 1억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코노미스트는 3300만명이 재택근무하게 되면 미국이 수입하는 석유의 4분의 1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그렇게 되면 이산화탄소 배기가스는 연간 6700만t이 줄게 된다.

더욱 많은 프리랜서와 상담전문가들이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하게 되고 이들이 랩톱컴퓨터를 비즈니스의 포털로 사용하게 될 것이다.

여성들은 휴직하거나 가정을 꾸리기 위해 더욱 집에서 머물려고 할 것으로 예상된다. 파트타임 근무를 하는 여성들은 업무시간을 아이들이 낮잠자는 시간 또는 잠자는 시간으로 한정하게 될 전망이다.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짐에 따라 완벽하게 인간공학적으로 만들어진 의자와 완벽한 책상, 완벽한 서류 캐비닛 등을 갖춘 환경이 필수 요소가 된다.

◆다기능 룸=집에서 업무공간이 아닌 곳은 다기능을 갖추게 된다. 부엌이 담소를 나누고 식사를 하는 공간이 되는 것처럼 침실은 명상을 하거나 잠을 자는 곳이 된다.

외부 공간은 음악이 흐르고 전기불이 켜지는 놀이터 또는 텃밭으로 만들어진다. 텃밭에 있는 조그마한 창고는 명상을 하는 곳이나, 제대로 된 사무실로 꾸며질 수 있다.

전통적인 거실은 컴퓨터 미디어 센터가 된다. 놀이를 하거나 공부하는 등 여러 사람이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이 된다. 미디어센터는 모든 세대가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진정한 제3의 공간이 된다.

블룸버그 통신은 2008년 50세 이상 미국인 26%가 비디오게임을 즐겼으며 이 수치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으로는 똑같이 찍어낸 듯한, 개성없이 대량생산된 집은 발붙일 곳이 없어지게 된다.

한용걸 기자 icykar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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