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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땜질수습 더 큰 화 부를것"… 금융위기 정부 개입에 잇단 경고

입력 : 2008-09-18 10:10:46 수정 : 2008-09-18 10: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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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업체들 손실 정부서 감당, 결국 경제만 골병
회생기업선 '대마불사' 의식 몸집 늘려 부실 심화
“회사는 어떻게 되나”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미 최대 보험회사 AIG에 850억달러의 구제금융을 제공한다고 발표한 16일 AIG의 한 직원이 뉴욕 본사 건물을 나서고 있다.
뉴욕=AP연합뉴스
미국 금융위기는 시작인가, 아니면 끝인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미 최대 보험회사인 AIG에 구제금융을 제공키로 함으로써 또 한 번 금융 시스템 붕괴라는 파국을 피할 수 있었다.

FRB의 이번 조치로 초대형 금융기관들의 도미노 파산 사태는 당분간 소강 국면으로 들어갈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그러나 민간 업체의 손실을 공적 자금으로 메우는 현재와 같은 땜질식 처방은 미국 경제를 골병들게 만들어 더욱 심각한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올해 초 미국 5대 투자은행인 베어스턴스가 파산 위기에 직면하자 미 재무부가 나서서 JP모건체이스가 인수하도록 했다. 재무부는 또 초대형 모기지업체인 패니매와 프레디맥을 사실상 국유화했다.

그 뒤를 이어 리먼브러더스 파산보호 신청, 메릴린치 매각 등 금융 기관들이 속속 쓰러졌고, AIG는 FRB의 긴급 개입으로 붕괴 위기를 벗어났다. 조지 W 부시 미 행정부와 FRB 및 의회는 이 과정에서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한 것이 아니라 당장 급한 불을 끄는 소극적 방식으로 대처해왔다.

뉴욕타임스는 17일 “미국 정부가 비정상적인 조치를 통해 금융 시스템을 가동시켜 시장이 안정되고 경제가 회복되기를 기대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이제 다른 기업들도 위기에 처하면 정부가 구제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 궁극적으로 정부가 휘청거릴 정도의 대가를 치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1979년 정부가 단행했던 자동차 제조회사 크라이슬러 구제 조치의 폐해가 재연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당시 미국 내 자산 규모 10위의 대형회사였던 크라이슬러가 부도 위기에 처하자 미 정부는 12억달러의 구제금융을 제공해 살려냈다.

크라이슬러가 그렇게 살아났기에 미국 자동차 업체들은 구조조정보다는 몸집 불리기 경쟁을 벌였고, 현재 GM, 포드, 다임러크라이슬러 등 3대 자동차 제조업체는 국제 경쟁에서 밀리면서 끝없이 표류하고 있다.

경제계에서는 미국 자동차 업체들이 결국 연쇄 도산의 길을 걸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FRB와 미국 정부가 구해낸 금융기관들 역시 미국 자동차 업체들처럼 미국 경제의 숨통을 옥죄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뉴욕타임스 경제 칼럼니스트인 데이비드 레온하트가 주장했다.

미국경제 전문가인 손성원 캘리포니아주립대 석좌교수(전 LA한미은행장)는 “금융시장은 부동산 가격이 안정되고, 경제성장이 이뤄진 후에야 안정될 수 있다”면서 “그러나 주택시장 침체는 내년이나 돼야 풀릴지 말지 알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미국 정치권 일각에서는 부실기업 처리를 전담하는 연방 정부기관 설립을 주장하고 있다.

연방 정부기관은 수천억 달러의 국민 세금으로 부실기업 손실을 보전할 수 있기 때문에 백악관이나 의회 모두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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