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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인의 분노' 왜 폭발했나… 중국, 역사왜곡이 도화선

입력 : 2008-03-17 11:35:57 수정 : 2008-03-17 11:3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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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시짱·西藏)자치구 수도 라싸에서 14, 15일 이틀간 중국 군경의 티베트 독립요구 시위 무력진압으로 100여명이 숨졌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인도 북부 다람살라의 티베트 망명정부는 15일 “라싸에서 시위사태로 최소한 80명이 사망하고 72명이 부상한 것을 확인했다”며 “100여명이 숨졌다는 미확인 보도가 있다”고 밝혔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이번 사태로 시민 10여명이 사망했고 공안과 무장경찰 12명이 중상을 입었다고 보도했다.

라싸 도심에는 16일에도 무장병력이 대거 배치되고 중무장한 장갑차가 순찰을 하는 등 사실상 계엄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위는 티베트 인접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쓰촨(四川)성 아바의 티베트인 밀집 지역에서 중국 경찰이 시위대에 발포해 최소 7명이 숨졌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현지 주민은 “승려와 주민들이 관공서와 경찰서를 공격하고 경찰차에 불을 지르자 경찰이 발포했다”고 말했다. 칭하이(靑海)성 퉁런에서는 승려 100여명이 시위를 벌였으며, 간쑤(甘肅)성 란저우의 한 대학에서는 대학생 100여명이 시위 무력진압에 항의했다.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중국 정부의 무력진압을 ‘대학살’로 규정하고 ‘공포 통치’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달라이 라마는 국제조사단의 티베트 파견을 촉구하면서도 “베이징올림픽은 예정대로 실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달라이 라마 집단이 이번 사태를 조직적으로 계획했다”면서 티베트의 질서 회복을 위한 ‘인민전쟁’을 선포하고 달라이 라마 지원세력을 대대적으로 단속하기로 했다.

이번 유혈사태의 한 가운데에는 베이징올림픽이 있다. 티베트인뿐 아니라 대만 독립파나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의 분리주의자들은 올림픽이 독립·분리 운동의 추동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정부가 1950년 티베트를 강제 점령한 뒤 티베트인의 역사와 전통, 불교를 말살하는 정책을 펼쳐온 것도 이번 사태의 역사적 배경이 되고 있다. 특히 2006년 중국 본토와 티베트 고원을 연결하는 칭짱(靑藏)철도 개통 이후 급속한 한족화(漢族化)로 인한 티베트인의 민족적 위기감도 이번 사태의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이번 사태를 수습하고 베이징올림픽을 무사히 치를 수 있을지가 최대 관심사다. 각국 인권단체들이 자국 정부에 압력을 넣고, 일부 유명선수들이 개인 차원에서 올림픽 참가를 거부할 경우 중국의 이미지에 적잖은 상처를 남길 것으로 보인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부위원장은 16일 독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일부 스포츠 스타들이 (올림픽 참가를) 취소하는 것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티베트 사태로 올림픽 보이콧 움직임이 감지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자크 로게 IOC 위원장은 “보이콧은 순수한 운동선수들을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며 올림픽 보이콧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베이징=김청중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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