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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밑 장식할 블록버스터 2편, '지구가 멈추는 날' vs '러브 인 클라우즈'

입력 : 2008-12-25 18:57:58 수정 : 2008-12-25 18:5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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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성한 SF엑션에 실망하고… 가슴 벅찬 로맨스에 울고 극장 성수기인 연말연시를 맞아 어김없이 블록버스터들이 줄지어 찾아온다. 천문학적인 제작비에 걸맞게 몸값 비싼 톱배우들이 전면에 나섰다. 영화 ‘매트릭스’ 시리즈로 SF 액션 히로우로 확실히 자리매김한 키애누 리브스는 그의 전공인 SF 액션 ‘지구가 멈추는 날’로 24일 제일 먼저 관객을 찾았다. 이어 2003년 영화 ‘몬스터’에서 연쇄살인범 역으로 그해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은 샬리즈 시어런은 톰 크루즈의 옛 애인 리넬러피 크루즈와 함께 올해 마지막 날 대서사 러브스토리 ‘러브 인 클라우즈’를 통해 관객을 만난다.

새해 첫 달에도 관심이 가는 블록버스터가 즐비하다. 뤼크 베송 감독이 제작·각본을 맡고 차세대 할리우드 액션 스타인 제이슨 스테이덤이 주연을 맡은 ‘트랜스포터-라스트미션’과 28세기를 무대로 한 SF 액션 ‘뮤턴트-다크에이지’가 8일 동시 개봉한다. 이어 22일에는 톱스타 톰 크루즈와 ‘엑스맨’ 시리즈와 ‘수퍼맨 리턴즈’를 연출한 브라이언 싱어 감독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액션 대작 ‘작전명 발키리’가 개봉 예정이다. 시사회를 통해 그 베일을 벗은 두 편의 화제작을 살펴봤다.

◆짜임새와 볼거리 모두 엉성한 ‘지구가 멈추는 날’=1951년작 ‘지구 최후의 날’을 리메이크한 영화 ‘지구가 멈추는 날’은 우선 화려한 출연진으로 예비 관객의 이목을 사로잡는 영화다. 부드러운 외모와 달리 화면을 압도하는 현란하지만 절제된 액션을 앞세운 ‘스피드’와 ‘매트릭스’ 시리즈로 톱 A급 배우로 성장한 키애누 리브스가 인류 멸망을 경고하는 외계인 ‘클라투’로 출연한다. 클라투에게 “인류의 선한 마음을 믿어달라”고 설득하는 우주생물학자 헬렌 역은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를 시작으로 ‘뷰티풀 마인드’ 등의 작품을 통해 ‘세계 제일의 지성 미인’이라고 평가받는 제니퍼 코널리가 맡았으며 윌 스미스의 실제 아들인 제이든 스미스가 헬렌의 의붓아들로 등장한다.

하지만 2008년판 ‘지구가 멈추는 날’에 대한 평은 박하다. 외계인이 아름다운 별 지구를 파괴하는 ‘바이러스’ 같은 인간을 없앤다는 획기적 소재로 ‘역대 최고의 SF영화’ 5위까지 차지한 원작마저 훼손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인류 멸망을 통해 환경을 보호하자는 영화의 메시지는 인류와 자연의 공생보다는 ‘파괴적인 인류 본성’만 구호처럼 외쳐댄다. 클라투가 모자의 포옹에서 인간의 선한 측면을 알게 됐다며 애초 계획을 수정하는 장면에선 실소마저 나온다. 또한 1950년대 창조된 엉성한 외계 로봇은 여전히 조잡하고 외계 물체에 의해 조금씩 파괴돼가는 지구의 모습 또한 21세기 컴퓨터그래픽(CG) 기술이라고 믿기 어렵다.

◆배우 열연과 화려한 비주얼, ‘러브 인 클라우즈’=영화에서 가장 돋보이는 것은 외모만큼 눈부신 두 배우의 열연이다. 아카데미를 거머쥔 샬리즈 시어런은 물론이고 피넬러피 크루즈 역시 괜히 칸 국제영화제의 여우주연상(‘귀향’)을 받은 게 아니었음을 여실히 증명한다.

‘러브 인 클라우즈’는 스페인 내전과 제2차 세계대전 등 증오와 폭력으로 얼룩진 유럽 현대사를 배경으로 시대에 희생된 세 남녀의 안타까운 사랑과 파란만장한 삶을 다룬 영화다. ‘엇갈린 운명 관능적 유혹’이라는 광고 문구가 오히려 영화의 장점을 퇴색시키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사회와 관계를 맺을 수밖에 없는 인간의 복잡미묘한 감정을 잘 포착해 ‘아웃 어브 아프리카’ ‘잉글리쉬 페이션트’에 버금가는 포만감을 안긴다.

시어런은 세상과 상관없이 자신의 사랑을 지키고 싶은 상류층 여성 길다를, 크루즈는 인간보다는 세상을 더 사랑하고 싶은 미아 역을 맡았다. 둘 사이에 정치·인간 등 모든 것에 모범적이고 싶은 가이(스튜어트 타운센드)가 개입하면서 영화는 가이와 길다, 길다와 미아, 미아와 가이 간 변화하는 감정을 설득력 있게 풀어낸다. 스튜어트 타운센드는 시어런의 실제 연인이기도 하다. 감각적인 화면도 영화의 격을 한 차원 더 높인다. 영화 ‘로메로’와 ‘휴 그랜트의 사이렌스’ ‘론 독스’를 연출하며 “천재적인 각본가이자 감각적인 영상의 마술사”라고 불렸던 존 듀이건 감독은 1930∼40년대 유럽의 거리와 의상을 재현하는 데 5000만달러를 들였다. 2004년에 만들어진 이 영화는 15세 이상 관람가다.

송민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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