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비는 이스라엘 텔아비브 교외의 한 아파트에서 살아가는 여자다. 그는 내연남과 종종 한낮에도 뜨거운 관계를 갖는다. 영화는 그 아파트에 함께 살아가고 있는 12명의 서로 다른 인간 군상을 조망한다. 오르간 연주가 취미인 한 필리핀 여성과 살고 있는 슈바르츠, 애완견이 없으면 도저히 외출을 못하는 아비람, 이혼한 말리 등 저마다의 삶의 애환과 몽상이 존재한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가비는 그 관계가 부담스러워진다. 아파트 주민들도 그동안 이어져 오던 삶의 정적에 조금씩 균열이 가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영화 초반 감독은 차를 타고 텔아비브 도심을 운전하고 있는 한 남자의 독백을 들려준다. 인력시장에서 일하는 것 같은 그는 계속 말을 내뱉으며 생생한 현실을 들려준다.
이성대 기자 karisn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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