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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란물 유포 속수무책… '트위터의 그늘'

입력 : 2013-03-22 23:02:54 수정 : 2013-03-22 23: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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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메일 주소만 있으면 계정 개설
음담패설·누드 사진 무차별 살포
음란사이트 홍보용으로까지 활용
사용자 확인 어려워 단속 어려움
“제 사진 도용해 다른 분들에게 멘션(글)을 보내네요. 스팸 신고 좀 해주세요.”

얼마 전 20대 여성 A씨는 트위터에 자신의 얼굴을 도용한 프로필 사진으로 음란성 글이 올라오는 사실을 알고 화들짝 놀랐다. A씨 사진을 도용한 자는 ‘우윳빛 정액을 내 우유 빛깔 얼굴에∼’라는 제목으로 계정을 만들어 수십명의 사용자에게 입에 담기조차 민망한 내용의 글을 살포했다. A씨는 다급히 스팸 신고를 요청했지만 한동안 자신의 얼굴이 음란성 트윗에 사용되는 것을 속수무책으로 지켜봐야 했다.

세대를 초월한 소통 공간으로 각광받아온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위터가 음란물로 몸살을 앓고 있다.

22일 트위터 이용자들에 따르면 이메일 주소만 있으면 계정을 만들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각종 음담패설과 야한 사진 등이 무차별 올라오고 있다. 심지어 음란 사이트의 홍보용으로까지 사용되고 있다.

트위터에서 음란성 글들을 발견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트위터 아이디 ‘@emp*******’는 “요즘 부쩍 트위터에서 여성 얼굴이 나온 프로필 사진을 도용해 음란 트윗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여성들은 트위터 프로필 사진으로 얼굴이 나온 사진을 쓰지 않는 게 좋을 듯”이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관련 당국에서 집중 단속하고 있는 ‘아동·청소년 음란물’도 트위터상에서는 찾아보기 쉽다. ‘여고생’이라는 키워드를 트위터에서 검색했더니 자신을 여고생이라고 칭하는 사람들의 계정이 검색됐다. 그중 ‘18세 여고생’의 계정에 들어가봤더니 각종 신체 부위를 알몸 상태로 찍은 사진이 가득했다. 글 목록에는 ‘우리 학교 원어민이 흑인인데 유혹하고 싶다’, ‘야한 말 해주세요’라는 내용이 있었다.

이보다 음란 수위가 높은 글도 수두룩했다. 검색어를 ‘여중생’으로 바꿔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여고생의 팔로어는 4400여명, 여중생은 600여명이었다. 가입할 때 신상정보가 필요하지 않은 트위터의 특성상 이들이 진짜 청소년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하지만 트위터에 올라온 글들은 아동·청소년 음란물 탐닉자들이 성적 환상을 채우고도 넘치는 내용이 다수였다.

트위터는 음란 사이트 운영자들의 홍보무대로 이용되기도 한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통위)가 해외에 서버를 둔 음란물 사이트를 차단하면 트위터를 통해 새 주소를 알려주는 식이다.

방통위에서는 국내 서버에 담긴 음란물은 삭제하고 해외 서버의 경우 차단하는 방식을 쓰는데, 이를 사이트 운영자들이 악용하는 것이다. 유명 음란 사이트 중 하나인 S사이트의 트위터 계정에는 ‘현재 주소는 OOO입니다’라는 내용이 주기적으로 올라온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트위터에는 청소년 접근이나 검색어 제한이 없다는 것이다. 남녀노소 누구나 음란물 접촉이 언제든지 가능한 것이다. 경찰청의 한 관계자는 “트위터도 단속 대상이지만 사용자 신상 확인이 어렵다”며 “트위터 운영사가 미국에 있어 그 나라에서 불법인 내용만 자료 협조를 받을 수 있어 단속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방통위의 한 관계자는 “단속보다는 성문화 개선 등 근본 대책이 필요하다”면서도 “음란물에 적극 대응하고 있으니 이용자들은 발견 즉시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오현태 기자 sht9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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