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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쇼크’… 경제 초비상

입력 : 2011-09-23 02:39:14 수정 : 2011-09-23 02:3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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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흘간 67원 폭등 1179원
2008 리먼 때보다 더 요동… 유럽 각국 증시 일제히 폭락
자고 나면 환율이 뛴다. 최근 나흘간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67원이나 치솟았다. 유럽과 미국 경제가 흔들리면서 충격을 받은 결과다. 외풍이 불면 외환부터 걱정해야 하는 나라인 만큼 환율 요동은 적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22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9.9원 오른 달러당 1179.8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9월2일(1180.5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주가 하락과 국채부도위험 지표의 상승도 적신호다. 코스피는 이날 53.73포인트(2.90%) 폭락해 1800.55로 거래를 마쳤다. 이런 시장불안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경기부양을 위해 내놓은 4000억달러 규모의 장·단기 국채조정(오퍼레이션 트위스트)에 대한 실망, 미·유럽 은행 신용등급 하락이 배경을 이룬다. 이런 흐름도 ‘위기 확대’의 한 단면이기는 하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제금융시장을 면밀히 주시하라”고 말했다. 유럽 경제위기 확산에 대한 경고다. 실제로 이날 유럽 주요 증시는 일제히 폭락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4.59%나 폭락한 5045.67로 마감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는 5164.04로 4.96%,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2793.69로 4.84% 각각 내려 앉은 채 장을 마쳤다.

◆‘리먼’ 때보다 심한 환율 상승


환율 요동은 2008년 9월15일 미국 리먼브러더스의 파산 시기 전후보다 심하다. 2008년 9월1일 종가 기준으로 1100원대에 오른 원·달러 환율이 1200원대까지 간 것은 같은 달 30일이었다. 100원 오르는 데 한 달가량 걸린 셈. 올 들어서는 이달 14일 1100원대이던 환율이 6영업일 만에 1200대원에 근접했다.

불안 정도가 더 심한 걸까. 리먼 파산과 같은 초대형 악재가 터지지도 않은 상황이다. 금융시장을 공포로 몰아넣을 ‘폭탄’은 그리스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선언 조짐이다. 홍순표 대신증권 시장전략팀장은 “환율의 가파른 상승은 유럽의 재정위기가 2008년 금융위기와 같은 상황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즉각적인 위기의 정도가 3년 전보다 심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환율이 가파르게 뛰는 이유

환율이 가파르게 뛰는 이유는 무엇일까. 최대 원인은 유럽계 자금의 이탈을 꼽을 수 있다. 재정위기로 돈이 급한 유럽계 금융기관은 지난달부터 국내 증시·채권시장에서 돈을 빼가고 있다. 이 결과 ‘현금자동인출기(ATM) 경제’라는 이름까지 붙은 국내 금융시장의 불안 상황이 환율에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달러화 자금이 빠져나가니 원화 환율은 오른다. 외국인은 이날 주식시장에서 3045억원어치를 팔았다. 지난 1∼20일 주식·채권시장에서 빠져나간 유럽계 자금은 1조7000억원을 웃돈다. 8월 이후 빼나간 돈도 6조4000억원에 이른다.

◆“3년 전 금융위기 때와는 다르다”

암운은 또 있다. 외국환평형기금채권 5년물에 대한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21일 미국 뉴욕시장에서 전날보다 14bp(1bp=0.01%) 오른 173bp를 기록했다. 2009년 7월17일의 178bp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CDS 프리미엄이 높아졌다는 것은 채권 발행기관의 신뢰도가 그만큼 떨어졌다는 뜻이다.

정부가 신경을 곤두세우기 시작했다. 우리 경제가 위험 국면에 빠져들고 있는 걸까.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21일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 연차 총회 참석차 방문한 미국 워싱턴DC에서 “2008년 당시와는 전혀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금융위기를 겪을 것으로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며 채권시장에는 외국자금 유입이 늘고 있다”고 했다.

황계식 기자,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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