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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완의 ‘8·5제’ 집착… 공무원들의 ‘냉소’

입력 : 2011-07-28 00:23:53 수정 : 2011-07-28 00: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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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장관 “근무환경 구조적 개선”…“내가 먼저 솔선수범하겠다”
공무원 “평소도 야근 밥먹듯”…“빛 좋은 개살구 될 것” 회의적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의 출퇴근 시간이 앞으로 1시간씩 당겨진다. 오전 8시 출근, 오후 5시 퇴근 후 저녁시간을 활용해 소비를 늘리고 근무문화를 개선하는 데 솔선수범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평소에도 야근을 밥 먹듯 하는 일반 공무원들은 ‘8·5 근무제’가 현실적으로 지속가능할지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박 장관은 27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앞으로 오전 8시까지 출근하고, 오후 5시에 퇴근해 공공부문 근로시간 조정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선진국은 하절기에는 일광절약시간제가 적용돼 사실상 8시 출근, 5시 퇴근이 보편적으로 이뤄지는 것을 감안하면 우리도 근무시간을 바꿀 때가 됐다는 것이다.

박 장관의 발언은 내수활성화 대책의 일환으로 제시된 공공기관 근로시간 조정 문제에 대한 소신을 밝힌 것으로, 제도 도입 이후 답보 상태였던 공공기관 유연근무제 등을 활성화하자는 취지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박 장관은 “공공부문 근로시간 조정은 국민의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일하는 방식을 구조적으로 전환하는 촉매제가 될 수 있어 다양한 의견과 걱정이 마땅히 있어야 한다”면서 “하루아침에 일률적으로 바꾸기 어렵지만, 행정안전부가 추진하는 유연근무제의 활성화 차원에서 접근할 수 있다”고 추진 의지를 피력했다.

박 장관은 “가급적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저녁 약속을 오후 6시로 잡아 5시가 지나면 사무실을 떠나도록 하겠다”면서 개인적으로 실천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뒤 “성과를 봐서 좀 더 확산될 수 있는 다른 보완조치를 마련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공공부문의 근무시간 변경은 단지 공공분야뿐 아니라, 이들과 직간접적으로 업무 연관을 맺고 있는 민간분야의 소비나 문화 측면에도 적지 않은 변화를 끼칠 수 있는 사안이다.

현재 정부의 공식 입장은 “일부 반대의 목소리도 있지만 근무시간에 집중적으로 일한 뒤 자기계발이나 여가생활을 즐기는 ‘삶의 질’ 중시 트렌드가 자리 잡아 가는 만큼 8·5 근무제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 지침에 따라 공무원들은 지난해 8월부터 유연근무제를 도입 중이다. 하지만 이를 이용하는 공무원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이 제도는 ‘빛 좋은 개살구’로 전락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행정기관의 특성상 자기계발과 집안사정 등으로 ‘용기 있게’ 업무시간을 조절하는 게 쉽지 않아 정책이 현실과 맞지 않음에도 무리하게 도입한 비현실적인 정책이라는 지적이 많다. 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은 공식 반대 입장을 정했다.

한 공무원은 “인사평가에 불이익을 주지 않는다고 하지만 아침 8시에 출근해 오후 5시 정시에 퇴근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며 “1시간 일찍 출근하고 퇴근 시간은 별 차이가 없다면 근무시간만 오히려 늘어나는 힘빠지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상혁 기자 nex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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