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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값 안내렸잖아”… 일선 주유소 대혼선

입력 : 2011-04-08 00:00:36 수정 : 2011-04-08 00: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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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발유 100원 인하 첫날… 운전자와 잇단 시비 정유사들이 휘발유와 경유가격을 ℓ당 100원씩 내리기로 한 7일 전국의 주유소에서는 하루종일 혼란이 이어졌다.

정유사와 주유소가 사전 조율 없이 졸속으로 시행하면서 아예 가격을 내리지 않거나 70∼80원만 내린 주유소들이 많아 소비자들과 크고 작은 실랑이가 벌어졌다. 이런 가운데 한국주유소협회는 이날 “재고소진과 정유사의 공급가격을 고려해 향후 1∼2주 시차를 두고 판매가격이 인하될 것”이라고 밝혀 이 같은 혼란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7일 한국주유소협회가 “정유사들이 지난 3월 말 재고를 가득 채우라고 종용한 지 일주일 만에 가격인하를 발표하는 바람에 주유소들의 즉각적인 가격할인이 어렵도록 만들었다”며 공개한 정유사 영업사원이 보낸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주유소협회 제공
이날 전국의 주유소에서는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정유사들이 약속한 대로 내린 가격에 팔리지 않자 “왜 내리지 않았느냐”는 운전자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주유소 측의 “정유사에서 공급가를 내린다는 것이지 주유소 판매가를 내린다는 것이 아니다”라는 설명에 운전자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 휘발유와 경유값을 ℓ당 100원이 아닌 70원이나 80원만 내린 주유소도 적잖아 시비가 끊이지 않았다.

각 정유사 콜센터에도 일선 주유소에서 휘발유와 경유가격 할인이 왜 안 되느냐는 내용의 소비자 항의가 쇄도해 상담원들이 내용을 설명하느라 진땀을 뺐다.

SK에너지와 나머지 정유 3사의 할인방식이 다른 점도 소비자들의 혼선을 가중시켰다.

SK에너지는 추후 요금청구 시 할인혜택이 적용되는 신용카드 할인과 OK캐시백 포인트 적립 방식을 택한 반면 GS칼텍스, S-오일, 현대오일뱅크 등은 공급가 할인 방식을 택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의 불만이 이처럼 커지자 주유소업계와 정유업계는 ‘책임 떠넘기기’ 공방을 벌여 빈축을 사고 있다.

주유소협회는 “정유사들이 지난달 말 재고를 가득 채우라고 종용해 4월 3주 판매분까지 확보해뒀는데 1주일 만에 사전조율 없이 가격인하를 발표했다”면서 정유사 영업사원들이 일선 주유소에 보냈다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까지 공개했다.

협회는 또 “주유소 매출이익이 5%에 불과한 상황에서 수억원에 이르는 재고분에 대해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팔 수는 없다”며 “재고소진과 정유사의 공급가격을 고려해 앞으로 1∼2주 시차를 두고 판매가격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정유업계는 이에 대해 “지난달 말 일선 영업사원들이 보냈다는 문자메시지는 ‘국제유가가 오르고 있으니 쌀 때 많이 확보해놓으라’는 극히 평범하고 일상적 영업행위”라고 반박했다.

정유업계는 또 “당장 100원을 그대로 내릴 수 있는 정유3사 직영주유소의 비율은 전체 주유소의 10% 안팎에 불과하다”고 양해를 구한 뒤 “나머지 자영주유소들의 경우 재고소진을 위해 가격을 내리지 않아도 강제할 도리는 없지만 영업사원들을 총동원해 설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전국 주유소의 보통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179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www.opinet.co.kr)에 따르면 지난 6일 전국 주유소의 보통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ℓ당 1970.92원으로 전일 대비 0.45원 내렸다. 보통휘발유 평균가격은 지난해 10월10일 이후 지난 5일(ℓ당 1971.37원)까지 사상 최장 기간인 178일 연속 올랐다.

반면 두바이유의 국제 현물가격은 엿새째 상승했다. 한국석유공사는 6일 거래된 두바이유 현물 거래가격이 전날보다 배럴당 1.51달러(1.32%) 오른 115.05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도 전 거래일 종가보다 0.49달러(0.45%) 상승한 배럴당 108.83달러로 마감됐다.

이천종 기자 sky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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