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들 시장 선점 각축전=스마트 그리드는 소비자의 사용 패턴에 맞춘 전기 공급으로 효율성을 높인 지능형 전력망 시스템 구축 사업이다. 온실가스의 41%가 전력생산 과정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대표적인 녹색사업으로 평가된다.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기업은 LS그룹이다. 지난 4월 중국 최초로 스마트 그리드 시범단지가 조성되는 장쑤성 양저우시와 포괄적 사업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본격적으로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시범단지에 적용될 기술은 향후 중국에서 표준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 2020년까지 계획된 약 700조원 규모의 정부 프로젝트 수주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LS산전은 세계 1위 전력용 반도체 업체인 독일 인피니언 테크놀로지스와 고압직류송전, 전기차용 충전 인프라 관련 사업 협력을 위한 MOU를 지난 2월 체결했다. 말레이시아 내무부 산하 센티엔웨이브와도 MOU를 맺어 아시아 시장 진출의 교두보도 마련했다.
LG전자도 독일 연방정부가 아헨 시내 500여가구를 대상으로 지능형 전력망을 구축하는 ‘스마트 왓츠(Smart Watts)’에 참여키로 하고 지난 15일 양해각서를 체결해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유럽에 진출했다.
정부의 제주 스마트 그리드 실증사업에서도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SK에너지는 지난달 전기자동차용 충전기 2대를 설치했고, 한전·GS칼텍스와 함께 9월까지 제주공항 내에서 총 9개의 충전소를 설치, 운영할 계획이다. 한국전력도 2020년에는 3조5000억원의 매출을 스마트 그리드 분야에서 거둔다는 전략을 세웠다. 한전은 지난 1월 호주 퀸즐랜드 전력배전회사인 에르곤 에너지와 함께 호주 연방정부의 스마트 그리드 사업 공동 참여를 위한 시행합의서(IA)를 체결했다.
◆관련 시장 급성장 예상=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스마트 그리드와 신사업 기회’ 보고서에서 관련 시장이 연평균 19.9%씩 성장해 2014년 1714억달러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현재 세계 주요국이 온실가스를 획기적으로 줄이고 기존 전력 시스템의 문제점을 종합적으로 해결하는 대안으로 스마트 그리드 투자에서 본격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기후변화협약에 적극 대처하기 위해 지난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스마트 그리드 사업에 34억달러를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유럽연합(EU)도 2020년까지 온실가스 20% 감축, 에너지 효율 20% 향상, 신재생에너지 20% 증산을 목표로 한 ‘기후 및 에너지 패키지 20-20-20’ 정책에 따라 스마트 그리드를 본격 추진 중이다. 이창용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스마트 그리드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정보기술(IT)과 기기가 필요하다”며 “스마트 미터에서 냉장고, 세탁기 등의 가전제품까지 새로운 사업 기회가 창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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