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지금은 스마트폰 전쟁 중… 기존 사고 버려야"

입력 : 2010-01-12 00:52:31 수정 : 2010-01-12 00:52:31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삼성·LG 수장 기자간담회서 역설
LG “애플 아이폰 같은 창의적인 제품 개발 필요”
삼성 “제조업에 치중해 콘텐츠 약해져… 각성해야”
일본 소니·파나소닉을 제치고 중국업체들과 격차를 넓히며 세계 IT·가전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삼성·LG전자. 21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렸던 가전박람회 ‘CES2010’은 이 같은 국내 업체들의 위상을 새삼 확인하는 자리였다. 하지만 CES2010에서 연 기자간담회를 통해 모처럼 속내를 털어놓은 삼성전자·LG전자 최고경영진의 골칫거리 라이벌은 소니·파나소닉이 아니라 애플, 구글이다. 휴대전화, TV 등 하드웨어에 주력하는 기존 사업구조로는 애플과 구글, 또 그 뒤를 이어 나타날 신생업체와 경쟁할 수 없기에 어떻게 변해야 할지가 그들의 가장 큰 고민이다.
◆LG, “애플을 배우자”=
LG전자 남용 부회장은 아예 현 상황을 ‘스마트워’라고 규정했다. 애플 아이폰 등 스마트폰이 기존 휴대전화를 대체하고 조만간 애플TV가 등장하면서 TV시장 역시 스마트TV가 빠르게 잠식할 것이라는 얘기다.

남 부회장은 “2∼3년 내 근본적인 이노베이션이 없으면 LG전자는 낙오할 수밖에 없다”며 이노베이션의 모범사례로 애플을 꼽았다. 그는 “애플과 그 제품들을 살펴보면 우리가 구현하지 못하는 기술이 없고, 애플이 직접 갖고 있는 기술도 많지 않다”며 “애플이 강한 것은 노하우(Know-How)보다는 노훼어(Know-Where)”라고 지적했다. 기존 사고의 틀을 버리고 혁신해야 애플 아이폰 같은 창의적인 제품이 나올 수 있다는 얘기다.

그는 특히 아이폰이 보여준 ‘이용자 경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첨단기능이 중요한 게 아니라 고객이 직접 사용하면서 느끼는 감성적인 만족도가 높은 제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애플은 고객이 제품을 한 번 사면 빠져나가지 못하게 가둬 놓는, 고객을 전부 네트워크 속에 가둬 놓는 식”이라며 “근본적으로 어떻게 ‘유저 익스피어리언스(이용자경험)를 애플보다 우월하게 할 것이냐’가 정말 중요한 전략적 이슈”라고 말했다.

아이폰과 싸움에서 LG전자가 택한 ‘전략병기’는 구글이 주도하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탑재한 안드로이드폰이다. 그러나 일부에선 ‘늑대 잡자고 호랑이를 들이는 격’이라고 우려한다. “현재로서는 유일한 대안”이라는 게 LG전자 입장이다.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 백우현 사장은 “애플보다 더 무서운 게 구글임을 잘 알고 있다”며 “손잡고 가지만 가장 무서운 경쟁자로서 항상 주시하고 역습을 경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 대오각성하다=지난해 사상 최대실적을 거두고 올해는 더 밝은 전망을 내다보고 있는 삼성전자 최지성 사장. 하지만 애플 아이폰에 대해선 “삼성전자의 경쟁력을 테스트한 제품이었고, 국내시장 1위인 우리를 반성하게 했다”고 말했다. 그는 심지어 “우리나라에 극성 마니아가 많아 관심이 들끓으면서 (아이폰을) 안 사도 될 사람까지 산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 사장은 신년사에서 콘텐츠분야 강화 방침을 밝히는 등 콘텐츠의 중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하고 있다. 그는 “제조업 중심으로 발전해 오다 보니 생각도 못한 경쟁자가 나오고 있다”며 “대오각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튠즈, 앱스토어 등 콘텐츠와 연계한 제품 판매로 막대한 수익과 충성도 높은 고객층을 창출하고 있는 애플처럼 삼성도 자체 스마트폰 운영체제 ‘바다’ 등을 개발하며 변신을 모색하고 있다.

박성준 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한지민 '우아하게'
  • 한지민 '우아하게'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최지우 '여신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