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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반도체 '짝짓기'로 한국 위협?

입력 : 2009-02-12 10:00:23 수정 : 2009-02-12 10: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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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언론 "위기의 日 엘피다·대만 3社 통합 합의"

성사땐 하이닉스 제치고 2위… 선두 삼성도 영향
경기침체로 최악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세계 반도체 업계가 급격히 재편되고 있다.

D램 업계 세계 3위인 일본의 ‘엘피다’와 대만 반도체 3사가 통합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져 D램 분야에서 삼성전자에 이은 제2의 거대 칩메이커가 탄생할 전망이다. 일본과 대만의 ‘D램 연합군’은 세계 2위인 하이닉스를 제치고 삼성전자를 맹추격할 것으로 보인다.

◆합종연횡 본격화=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1일 “D램 업계 3위 기업인 일본의 엘피다가 대만의 ‘파워칩 반도체’, ‘렉스칩’, ‘프로모스 테크놀로지’ 등 3사와 통합에 ‘대체로’ 합의했다”며 “이달 중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일부에서는 이를 부인했지만 달리 대안이 없는 만큼 통합이 임박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일본의 주요 반도체 제조사가 국경을 초월해 통합에 나서기는 처음이다. 줄도산 위기 속에서 합종연횡을 통한 ‘덩치 키우기’가 본격화하고 있는 것이다. 엘피다는 3월 말 결산에서 1000억엔(약 1조5000억원) 이상의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통합 형태는 신규 지주회사를 설립, 산하에 엘피다와 렉스칩을 두는 방식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렉스칩 밑에는 파워칩을 두고 이후 프로모스를 합류시키는 형태로 4사가 경영 통합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통합 회사는 대만 당국의 금융 지원(엘피다 지분 매입)을 받게 되며 엘피다도 일본의 공적자금 신청을 검토하고 있다.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양국이 공적자금을 투입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1강(强) 3중(中)’ 구도 재편=엘피다와 대만 3사의 통합이 실현되면 전 세계 D램 업계 판도는 ‘1강 3중’의 구도 속에 2위 다툼이 치열하게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작년 3분기 기준 시장점유율 30.1%로 1위를 굳히고 있다. 점유율 16%의 엘피다가 파워칩·렉스칩·프로모스와 결합하게 되면 점유율 합계는 22.9%로, 단번에 하이닉스(19.2%)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서게 된다. 단, 통합 이후의 중복사업 정리 등을 감안하면 실제 점유율은 19% 초반대가 될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의 마이크론과 대만의 난야는 점유율 합계 15.2%로 4위권을 형성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2년여간 지속된 ‘치킨게임’(상대가 완전히 쓰러질 때까지 출혈경쟁)은 일단락되게 됐다.

한국 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겠지만 움직임을 예의 주시할 필요는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반도체 산업에서 경쟁력의 근원은 기술력(미세 공정)과 자금력이 꼽힌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최근 잇달아 40나노(10억분의 1m)급 D램 개발에 성공했다. 60나노급 양산에 머물고 있는 경쟁 업체와의 기술 격차를 2년 이상 벌린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생존이 급한 업체 간의 합종연횡에 의미를 두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관계자는 “반도체는 ‘규모의 경제’도 중요한 분야로, 일본의 잠재력을 감안하면 향후 공정 개발 전략에 따라 추격의 속도를 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현일 기자

con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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