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단기 운용처 MMF 설정액 110조 육박… '돈맥경화' 장기화 되나

입력 : 2009-01-22 09:23:41 수정 : 2009-01-22 09:23:41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투자처 못찾아 쏠림현상… 기업 자금난 가중
“신속한 구조조정 통한 불확실성 해소 시급”
기업 구조조정이 장기화되면서 시중 자금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대표적 단기 자금 운용처인 머니마켓펀드(MMF)에 몰리고 있다. MMF 설정액은 새해 들어 100조원을 돌파한 뒤 연일 기록 경신을 이어가고 있어 돈맥경화 현상이 장기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1일 자산운용협회 등에 따르면 MMF의 설정 잔액은 20일 현재 108조5968억원까지 불어났다. MMF 설정액은 2007년 내내 50조원대를 유지했으나 미국 베어스턴스 사태가 촉발되기 한 달 전인 지난해 2월 60조원대로 늘었고 금융위기설이 퍼진 10월에 80조원대로 커진 뒤 급격하게 규모가 늘어나 올해 1월8일에는 100조원을 넘어섰다.

MMF 설정액은 지난 8일 이후 9거래일 연속 100조원대 이상이 유지되는 등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이는 2007년 말 46조7390억원에 비해 2.3배나 늘어난 규모다.

시중 자금이 이처럼 갈 곳을 찾지 못하고 단기 자금으로만 떠돌며 부동화하는 것은 한국은행의 유동성 공급으로 돈이 넘쳐나지만 은행들은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맞추느라 기업 대출을 꺼리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대신 높은 금리를 주는 MMF와 같은 단기금융상품으로 자금을 굴리고 있어 정작 돈이 유입돼야 할 기업들은 자금난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더 큰 문제는 자금의 부동화 현상이 고착화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실제 일본은 1990년대에 부동산과 주식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하고, 금리도 ‘제로’ 금리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경제 전반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거의 10년 가까이 자금의 단기 부동화 현상이 고착화되는 경험을 했다. 한국투자증권이 일본투자신탁협회 자료를 인용해 집계한 바에 따르면 일본의 MMF 잔액은 1992년 5월 말 1조5137억엔에 불과했으나 1993년 12월 말 11조781억엔으로 늘었으며 이후 급속도로 규모가 커졌다.

1995년 말 12조18억엔으로 불어난 MMF 잔액은 1997년 12월 말 15조3615억엔, 1999년 12월 말 16조7908억엔까지 불어났고 2000년 5월 말에는 21조8973억엔으로까지 불어나 최고조에 달했다.

이런 일본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경제 전문가들은 신속한 구조조정으로 이런 부동화 현상을 하루빨리 해소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날 한국은행에서 이성태 총재 주재로 열린 경제동향간담회에 참석한 경제 전문가들은 “회사채 등 장기자금 시장에서는 여전히 신용위험에 대한 경계감이 남아 있다”면서 “기업부문의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선 구조조정이 신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현태 기자

htchoi@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트리플에스 지우 '매력적인 눈빛'
  • 트리플에스 지우 '매력적인 눈빛'
  • (여자)이이들 미연 '순백의 여신'
  • 전소니 '따뜻한 미소'
  • 천우희 '매력적인 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