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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들 "밀린 월세 때문에…" '애장품' 노트북 판다

입력 : 2008-12-25 11:15:06 수정 : 2008-12-25 11: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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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김상철(25)씨는 최근 작년 생일에 누나에게 선물로 받은 노트북을 한 인터넷사이트의 중고장터에 내놨다. 밀린 월세를 내고, 쌀과 라면 등 먹을거리를 사기 위해서다.



김씨는 “아버지가 실직을 하는 등 고향집 사정이 안 좋아 ‘보물 1호’인 노트북을 팔게 됐다”면서 “노트북이 팔리면 일단 급한 불은 끄겠지만 내년 신학기 등록금 마련이 벌써부터 걱정”이라고 말했다.



경기 불황으로 살림살이가 어려워진 서민들이 평소 사용하던 생활필수품과 소모품을 내다 파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판매 품목도 화장품, 가방, 신발 등을 망라하고 있다.



24일 오픈마켓 옥션에 따르면 옥션의 중고 코너인 중고 장터의 지난 11월 거래량은 작년 동기 대비 140∼150%가 늘었다. 방문자 수도 134만명으로 1월(96만명)에 비해 40%가량 늘었다.



인터넷 장터에는 중고 제품들과 함께 각종 사연들이 올라오고 있다.



주부 이모(41)씨는 올해 구입한 내비게이션(엑스로드z5500·34만8000원)을 경매에 내놓았다. 이씨는 “남편이 병원에 입원하는 바람에 돈이 필요해 경매에 참여하게 됐다”며 “메모리카드는 2기가이고, 상태가 아주 좋다. 상품을 잘 아는 사람이 샀으면 좋겠다”고 사연을 적어놓았다.



운동화와 가방을 중고 장터에 내놓은 대학생 박모(22)씨의 사연은 부모의 실직으로 인한 애환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박씨는 “3개월째 용돈을 받지 못해 1시간 정도의 거리는 걸어다닐 정도로 생활이 어렵다”면서 “생활비 마련을 위해 지난달 여자친구가 선물한 운동화를 한 번도 신지 못하고 판매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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