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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수도권 “세입자가 없어요”…역전세난 확산

입력 : 2008-10-30 14:42:08 수정 : 2008-10-30 14:4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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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입주단지’적체 심화
#1. 서울 강남구 개포동에 사는 최모(45)씨는 3년 전에 분양받은 잠실 주공2단지 리센츠 아파트로 이사해야 하는데, 지금 살고 있는 집의 전세가 나가지 않아 골머리를 앓고 있다. 최씨는 개포동 집 전세가 빠져야 잠실 아파트 잔금도 치르고 입주할 텐데 이사를 못하다 보니 지난 7월 입주를 시작한 아파트는 비워둔 채 잔금 연체료와 관리비만 꼬박꼬박 내고 있다.

#2. 경기 평촌에 사는 황모(51)씨는 과천의 주공3단지가 재건축을 시작한 2005년 봄 평촌으로 이사했다. 황씨는 집값이 더 오를 것이란 기대감에 과천집을 팔지 않고 아예 아파트 한 채를 더 사서 이사했다. 하지만 과천 집이 지난 8월부터 입주를 시작했는데 평촌 집값이 너무 떨어진 데다 팔리지도 않아 한숨만 쉬고 있다. 황씨는 아파트 두 채를 모두 내놨지만 하나도 팔리지 않고 전세를 내놔도 문의전화 한 통 없다고 하소연한다.

부동산경기 침체로 주택시장이 ‘동맥경화증’에 걸리면서 서울과 수도권에서 집주인이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는 ‘역전세난’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서울과 수도권에서 올 연말까지 3만3370여가구의 아파트가 더 입주할 예정이어서 상황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27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들어 수도권에서 입주한 아파트는 서울 4만2693가구를 비롯해 경기 6만8318가구, 인천 1만4150가구 등 총 12만5161가구에 달한다. 이들 아파트 중 서울 송파구 신천동 잠실파크리오, 경기 과천시 원문동 래미안슈르와 화성시 석우동 롯데캐슬 등 대규모 단지는 지난 8월과 9월 초 입주를 시작했지만 입주율이 4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전세가 추락=역전세난이 심화되면서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이 급락하고 있다. 특히 버블세븐(서울 강남·송파·서초·목동, 경기 분당·평촌·용인) 지역의 하락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베어스타운 82.65㎡(공급면적)는 올 초 1억9000만원에 형성됐으나 최근 1억4000만원까지 떨어졌지만 찾는 사람이 드물다. 강남구 도곡동 동신1차 124.9㎡도 올 초 1억9500만원에 전세가 거래됐으나 현재 1억7000만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 개포동 주공고층6단지 77.54㎡도 같은 기간 전셋값이 2000만원 정도 떨어져 1억8000만원의 전세물량이 다수 있다. 수도권 신도시도 상황은 비슷하다. 분당신도시 이매동 한신아파트 87.41㎡는 올 초 전셋값이 2억1000만원을 호가했으나 현재는 1억7000만원까지 떨어져 매물이 나와 있으나 찾는 사람은 거의 없다. 평촌 꿈마을 우성아파트 122.3㎡도 같은 기간 전셋값이 5000만원 정도 떨어졌지만 세입자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

◆저조한 입주로 불꺼진 아파트 속출=세입자를 구하지 못한 아파트가 늘면서 서울과 수도권 대규모 단지는 입주 시작 3∼4개월이 지나도록 비어 있는 집이 속출하고 있다. 송파구 신천동 잠실 파크리오는 6864가구가 지난 8월부터 입주를 시작했으나 3개월이 지나도록 입주율이 20%에도 못 미치고 있다. 중구 황학동 롯데캐슬베네치아도 지난 4월부터 입주를 시작했으나 전체가구 1870가구 중 180여가구가 빈집으로 남아 있다.

경기도는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과천시 원문동 래미안슈르는 지난 8월부터 입주를 시작했지만 총 2899가구 가운데 40% 정도만 입주를 마쳤으며, 화성시 석우동 롯데캐슬은 9월1일부터 입주를 시작했으나 총 1222가구 가운데 겨우 400여가구만 입주를 마쳐 800여가구가 빈집으로 남아 있다.

부동산114 김규정 팀장은 “시장이 정상적으로 돌아가야 살던 집을 팔거나 전세를 놓고 새집으로 들어가는 데, 기존 주택이 팔리지도 않고 전세도 나가지 않아 입주를 못하고 있다”면서 “금융위기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주택시장의 마비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갑수 기자 kk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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