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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게 약' 우물안 개구리형 웃었다

입력 : 2008-10-07 09:59:35 수정 : 2008-10-07 09:5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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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금융위기속 국내 투자자들 희비교차
'키코' 뭔지몰라 가입 안해 손실 모면
대박노린 주식펀드 가입자들 큰 손해

주식에 투자하기가 무서워 채권이나 예금에 돈을 묻어둔 ‘보수적인 투자자’는 쾌재를 부르고 있다. ‘우물 안 청개구리’의 승리시대다. 시류를 타지 못해 손해를 보던 이들이 이번 금융위기에서는 느린 탓에, 모르는 탓에 오히려 수익을 내고 있다.

◆모르는 게 상팔자 된 ‘우물안 개구리형’=소형 무선통신기기를 생산해 수출하는 M통신의 A 사장은 최근 키코사태를 보면서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는 지난해 환율 급변동 시기에 주위의 권유에도 환헤지 상품에 가입하지 않았다. A 사장이 환 위험을 회피하지 않은 이유는 단 한가지. 본인이 잘 알지 못하기 때문이었다. 은행 관계자와 회사 직원이 말하는 어려운 설명을 잘 이해하기 어려워 가입하지 않았다.


잘 몰라 머뭇거리다가 오히려 위험을 회피한 경우는 적지 않다. 미국과 중국펀드 등 해외투자 열풍이 거세게 일고 있을 때 적극적으로 투자하지 않고 국내에서만 우량주 중심의 펀드를 했던 ‘우물안 개구리형 투자자’도 상대적으로 손해를 적게 입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지난해 해외시장에 적극 진출하라는 당국의 독려에도 느려터지게 움직였던 국내 금융기관들의 움직임이 지금은 오히려 약이 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금융기업들의 해외 진출이 지금보다 빨랐다면 훨씬 많은 위험에 노출되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웃는 투자가=3년 전 교육공무원 생활을 마치면서 일시불로 받은 퇴직금을 펀드에 넣었던 B씨는 요즘 희색이 만면하다. 안전을 생각해 채권형 펀드에 돈을 묻어뒀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해 주가가 폭등하면서 가슴앓이를 했다. 그러나 지금 주가가 폭락하면서 주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개인만이 아니라 기업도 보수적인 투자로 금융위기 속에서도 수익을 올리는 경우가 많다.

국내 한 대형 보험사의 런던지사 관계자는 “지금까지 정부채권처럼 안전한 채권만을 거래한다는 원칙을 고수한 결과 AIG사태 속에서도 큰 손해를 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개인이든 기관이든 적지만 안전한 투자가 성공하는 시대다.

◆대박 난 청개구리형=시류를 거슬러서 반대로 투자해 수익을 올리는 경우도 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9월 말 기준으로 국내에 설정돼 있는 순자산 10억원 이상인 6개 리버스(베어마켓인덱스) 펀드의 연초 대비 평균 수익률은 29.37%에 달했다.

대부분 펀드들이 손실을 기록 중인데도 홀로 고수익을 낼 수 있는 것은 리버스펀드가 코스피지수 선물과 옵션거래를 통해 주가지수가 내릴수록 수익률이 높아지도록 설계됐기 때문이다. 리버스펀드에 투자한 사람은 극소수다. 이들의 성공비결은 앞으로만 질주하지 않고 흐름과 반대로 갔기 때문이다.

임정빈 기자

jbl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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