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디지털시대에도 인쇄서적은 건재”

입력 : 2013-06-07 18:38:59 수정 : 2013-06-07 18:38:59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국내 초청 강연 佛 문학평론가 앙투완 콩파뇽 교수
“전자책 기능 늘어날수록 인간 상상력은 활용 안돼
새로운 독서·글쓰기 필요”
“디지털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독서와 글쓰기의 모색이 필요합니다.”

프랑스의 유력 문학평론가이자 소설가인 앙투완 콩파뇽(63·사진) 콜레주드프랑스 교수의 말이다. 콜레주드프랑스는 롤랑 바르트, 미셸 푸코, 피에르 부르디외 등 프랑스 최고 지성인만 교수로 임명하는 국립교육기관이다. 최근 대산문화재단(이사장 신창재) 초청으로 내한한 콩파뇽 교수는 7일 기자간담회에 이어 대중을 상대로 강연도 했다.

그는 미국 뉴욕에 머물던 1980년대 르몽드 신문을 구하러 30분씩이나 걸어야 했던 일화를 소개한 뒤 인터넷이 일으킨 거대한 변화를 강조했다. “인터넷을 통해 신문을 읽게 되면서 파리에서 간행되는 언론매체를 거의 매일 찾아 읽는 버릇이 생겼고 대신 덜 걷게 됐죠. 며칠 전 병원에 갔는데 기다리는 시간 동안 읽을 책을 가져가는 걸 깜박했어요. 하지만 스마트폰에 제인 오스틴의 ‘이성과 감성’ 등 고전이 저장돼 있기에 지루한 시간을 보내지 않았습니다.”

콩파뇽 교수에 따르면 디지털 도서의 진보는 눈부시다. 전자책으로 소설을 읽을 때 본문에 나오는 음악 제목을 클릭하면 스피커가 해당 음악을 들려주고, 지명을 클릭하면 해당 마을의 풍경 사진이 화면에 뜰 정도다. 그런데 이게 바람직한 변화이기만 할까.

“전자책의 기능이 늘어날수록 전통적인 독서에서 가장 필요한 능력인 ‘상상력’을 활용하지 않게 됩니다. 우리는 상상력 덕분에 허구에 사실성을 부여할 수 있거든요. 아베 프레보가 소설 ‘마농레스코’에서 여주인공을 ‘사랑스러움 그 자체’라고만 표현했을 때 독자들은 상상을 통해 그녀의 얼굴을 그려보는 것이죠.”

콩파뇽 교수는 “우리는 인쇄된 서적과 디지털 서적 사이의 혁명적 과도기 같은 시점을 살고 있다”며 “인쇄된 서적은 아직 죽지 않았다. 매년 더 많은 책이 출판되고 있지 않은가”라고 반문했다.

김태훈 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천우희 '매력적인 포즈'
  • 천우희 '매력적인 포즈'
  • 수지 '하트 여신'
  • 탕웨이 '순백의 여신'
  • 트리플에스 코토네 '예쁨 폭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