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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치매…인터넷 중독…정보화시대의 '불편한 진실'

입력 : 2013-04-05 17:59:04 수정 : 2013-04-05 17:5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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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기기 도입 크게 늘었지만
업무효율 향상 입증자료 없어
과도한 사용 땐 뇌손상 우려
만프레드 슈피처 지음/김세나 옮김/북로드/1만8000원
디지털 치매-머리를 쓰지 않는 똑똑한 바보들/만프레드 슈피처 지음/김세나 옮김/북로드/1만8000원

뭔가 생각이 뒤죽박죽할 때, 느닷없이 건망증이 심해질 때, 까닭 없이 자주 머리가 무거울 때 한 번쯤 디지털 치매의 초기 증상이 아닌지 의심해야 한다. ‘디지털 치매’는 독일의 저명한 뇌신경과 의사로 활동 중인 만프레트 슈피처가 디지털 시대의 부작용을 풀이한 책이다. 첨단기술을 추구하는 디지털 기기로 인한 게임 중독, 관계 단절, 정체성 혼란 등에 대한 논란이다. 부작용이 심해지면 결국 ‘디지털 치매’에 걸리는데 이미 사회문제로 떠오른 지 오래다.

모두가 빠르고 편리한 디지털 기기에 둘러싸여 있지만 이제껏 디지털 기기가 인체, 특히 뇌에 미치는 영향을 제대로 규명해본 적은 없다. 국내에선 이미 2014년부터 단계적으로 컴퓨터, 태블릿PC 등을 이용한 전자교과서를 도입할 예정. 하지만 디지털 기기를 사용한다고 해서 교육이나 업무 효율성이 크게 올라간다는 확증은 아직 없다.

‘디지털 치매’란 디지털 기기의 과도한 사용으로 뇌 기능이 점차 손상되어 가는 현상. 한국의 경우 인터넷중독률이 10%에 이르는데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저자는 컴퓨터와 인간의 뇌가 작동 원리는 비슷하다고 주장한다. 통상 컴퓨터가 더 이상 작동하지 않으면 컴퓨터가 다운됐다고 한다. 컴퓨터는 회로에 과부하가 걸리거나 쓰레기가 쌓여 길이 막히면 순식간에 멈춘다.

인간의 뇌세포도 이와 같다. 뇌 신경세포의 기초 단위인 뉴런의 신경회로망은 신경세포의 70%가 죽었어도 전혀 감지하지 못한다. 신경세포의 85%가 사멸하면 뇌 기능이 급격히 하락하고, 90%가 파괴되고 나서야 비로소 신경회로망이 간신히 기능하다 어느 순간 아예 기능을 멈춘다는 것. 저자는 이렇듯 디지털 기기를 과도하게 사용하면 뇌 기능이 손상될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저자는 디지털 기기로 실제 생활은 편리해질지 몰라도 과연 인류 문명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인지 의문을 제기한다. 그는 “디지털 미디어로 더 나은 교육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면, 이런 주장을 입증할 자료가 전혀 제시되지 않고 있다는 점부터 확인해보기 바란다”고 지적한다. 디지털 치매에 따른 사회적 비용는 무시할 수 없는 상승폭을 보이고 있다. 독일은 디지털 치매로 분류된 환자만 현재 130여만명. 2050년에는 260만명으로 늘어나며 간병비만 연간 300억∼400억 유로가 소요된다.

한국도 치매 환자가 현재 50만명에 이르고 그 수는 선진국 가운데 가장 빠른 속도로 늘 것으로 전망된다. 저자는 “과체중이나 흡연과 관련된 정책과 마찬가지로 디지털 기기 사용에 따른 치매 발병 대책도 마련해야 할 시점”이라고 분석한다.

재레드 다이아몬드 등 지음/강주헌 옮김/와이즈베리/2만원
컬처 쇼크/재레드 다이아몬드 등 지음/강주헌 옮김/와이즈베리/2만원


‘컬처 쇼크’는 미국의 유명 편집자 존 브록만이 만든 ‘에지 재단(Edge Foundation)’이 각계 지성인 25명의 칼럼을 싣고 미래 세계를 전망해 본다. 그들 역시 디지털 세계의 불편한 진실을 고발하고 대책을 촉구한다. ‘왜 사회는 재앙적 결정을 내리는가’, ‘인터넷을 진지하게 생각할 때가 되었다’, ‘디지털 마오이즘’ 등을 주제로 통섭적 분석을 시도한다. 독일 유력 일간지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네 차이퉁 발행인 프랑크 쉬르마허는 “현재는 사고 자체가 두뇌를 떠나 인체 밖에 존재하는 플랫폼을 사용하는 시대이며, 그 플랫폼은 인터넷과 클라우드”라고 풀이한다. 이 시대는 도구가 인간의 생각을 만들어 나가는 시대라면서 요즘 사회에 팽배한 ‘멀티태스크’ 개념을 고찰한다.

정치 및 정보기술(IT) 평론가로 유명한 에브게니 모로조프와 클레이 셔키는 책에서 IT시대 권력의 실체와 힘은 어디에 있는지를 주제로 대담을 벌인다. 모로조프는 미국 정부에 의한 디지털 기술의 국가적 이용을 규명한다. 미국은 ‘구글과 트위터’를 외교 정책의 일환으로 본다는 것. 구글이 미국 국가안전보장국(NSA)과 협력하고 있는 점을 지적하면서 인터넷이 국가권력을 뒷받침하거나 독재국가의 선전도구로 이용될 위험성을 경고한다.

예컨대 미 국무장관이 해외출장을 갈 경우 구글 책임자를 동반한다. 반대로 클레이 셔키는 독재국가의 검열기구이자 정치적 선전의 창구로서 인터넷과 소셜미디어의 역할보다는 민중과 민중 간의 소통 창구로서의 역할에 더욱 주목한다.

정승욱 선임기자 jswo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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