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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준 높은 클래식향연 풍성… 발레·뮤지컬 열풍 이어졌다

입력 : 2012-12-19 18:31:59 수정 : 2012-12-19 18:3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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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공연계 결산
세계 정상급 지휘자·악단 내한 줄이어… 오페라 ‘라보엠’ 등 고가 티켓 논란 불러
유니버설발레단 등 ‘발레 한류’ 이끌어… 대형 뮤지컬 흥행속 ‘위키드’ 매출 기록
2012년 공연계는 그 어느 해보다 수준 높고 다채로운 공연이 봇물 터지듯 쏟아졌다. 클래식계에서는 세계적인 거장들이 잇달아 내한해 팬들의 기대감을 충족시켰다. 수년 전부터 일기 시작한 발레 열풍은 올 해도 이어졌다. 뮤지컬은 전문 공연장들이 잇달아 문을 열면서 ‘위키드’ 등의 흥행이 이어졌다. 하지만 일부 클래식 공연은 충분한 시장 분석 없이 명성에만 의존해 티켓값이 고가로 책정돼 관객의 외면을 받았다. 아이돌의 뮤지컬 무대 진출은 뮤지컬 대중화라는 면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하기도 했지만 공연의 질 저하라는 비난을 감수해야 했다.

국내 뮤지컬 역사에서 최고의 흥행 기록을 달성한 브로드웨이 뮤지컬 ‘위키드’. 관객 23만여명, 매출 260억원을 기록했다.
◆클래식: 세계 거장들의 무대, 풍성했다

스타급 지휘자가 이끄는 유명 오케스트라와 스타급 피아니스트가 줄줄이 한국 무대를 찾았다. 2008년 영국 음악잡지 ‘그라머폰’이 뽑은 세계 최고의 오케스트라인 로열 콘세르트허바우를 시작으로 런던심포니, 마린스키극장, 필하모니아, 프랑크푸르트 방송교향악단, 러시아 내셔널오케스트라,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 등 정상급 악단들이 연중 한국 무대에서 공연을 펼쳤다.

세계적인 지휘자 정명훈이 이끄는 서울시립교향악단은 주요 공연에서 매진을 기록하며 팬들을 매료시켰다. 특히 바그너의 오페라 ‘트리스탄과 이졸데’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전막 연주하며 갈채를 받았다. 대형 피아니스트의 한국 방문도 잦았다. ‘기인’ 라두 루푸의 첫 내한 공연을 비롯해 바흐 스페셜리스트 안젤라 휴이트, 현대음악 스페셜리스트 피에르로랑 에마르 등의 무대도 이어졌다.

하지만 오점도 있었다. 연세대 노천극장에서 마련됐던 야외 오페라 ‘라보엠’과 아메리칸발레시어터(ABT)의 ‘지젤’은 고가 티켓 논란으로 흥행에 실패했다. VIP석이 57만원이나 됐던 ‘라보엠’ 공연은 표 판매 부진으로 공연 횟수가 절반으로 축소되는가 하면 45만원짜리 R석 티켓을 소셜커머스를 통해 6만원(학생)에 내놓아야 했다. 국내 발레 공연 사상 최고가인 40만원(VIP석)을 기록한 ABT의 ‘지젤’ 공연은 스타 발레리나 줄리 켄트의 출연에도 불구하고 관객의 외면을 받았다. 이 밖에 단원들과 지휘자가 갈등을 겪은 KBS교향악단은 9월 KBS의 품을 벗어나 31년 만에 재단법인으로 재출범했다.

고가 티켓 논란을 야기한 야외오페라 ‘라보엠’.
◆무용계: 한국 발레의 선전 이어져


올해 창단 50주년을 맞은 국립발레단은 창작발레를 비롯해 ‘지젤’ ‘스파르타쿠스’ 등 품격 높은 무대를 선보였다. 11월에는 캄보디아에서 현지 발레학교를 여는 등 발레 한류의 물꼬를 트기도 했다. ‘한국 발레 세계화’를 이끌고 있는 유니버설발레단은 올 한 해도 활발한 해외 투어와 함께 케네스 맥밀란 안무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국내 초연해 호평받았다.

이와 함께 러시아 마린스키발레단, 강수진이 소속된 독일 슈투트가르트발레단 등 세계적 발레단의 내한으로 국내 무대가 풍성해졌다. 최정상급 발레단에서 당당히 주역으로 활동 중인 마린스키발레단의 김기민, ABT 수석무용수 서희도 오랜만에 국내 팬들에게 무대 인사를 했다.

◆뮤지컬: ‘위키드’ 흥행 속, 새로운 변화기 맞아

전문 공연장이 잇달아 문을 열면서 다양한 대형 뮤지컬이 대중에게 선을 보였다. 특히 브로드웨이 뮤지컬 ‘위키드’는 국내 최고 흥행기록을 갈아치우면서 뮤지컬시장에서도 양극화가 심화됐다. 5월 말부터 10월 초까지 공연된 ‘위키드’는 국내 뮤지컬 흥행사를 다시 썼다. ‘위키드’는 4개월 남짓한 공연 기간에 96%에 가까운 객석 점유율로 23만5000명의 관객을 그러모으며 총 26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뮤지컬시장에 새로운 흥행작이 넘쳐났다. 최근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공연을 시작한 ‘오페라의 유령’ 내한 공연은 내년 1월까지의 티켓이 전부 팔린 상태. 상반기 최고 히트작인 ‘엘리자벳’을 비롯한 ‘시카고’ ‘맨 오브 라만차’ ‘라카지’도 좋은 성적을 냈다.

하반기 잇달아 문을 연 디큐브아트센터와 블루스퀘어는 뮤지컬에 특화된 전문 공연장으로 대형 뮤지컬의 흥행을 이끌었다. 디큐브아트센터는 개관작 ‘맘마미아’와 ‘시카고’에 이어 최근 개막한 ‘아이다’까지 고전적인 뮤지컬 레퍼토리로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블루스퀘어는 개막작 ‘조로’부터 ‘엘리자벳’ ‘위키드’ ‘오페라의 유령’ 등으로 흥행작을 잇달아 내놨다. 10월 문을 연 용인 포은아트홀은 개막작으로 27년 만에 정식 초연하는 ‘레 미제라블’을 무대에 올리며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소규모 창작극 뮤지컬은 흥행 실적이 더욱 저조해지면서 뮤지컬시장에서도 양극화가 본격적으로 심화됐다.

아이돌 캐스팅의 명암이 교차하기도 했다. 아이돌은 기존 아이들 팬층을 뮤지컬 시장으로 유인하며 뮤지컬의 대중화에 기여했다. 실제로 몇몇 아이돌은 작품 속에서 훌륭한 실력을 뽐내며 뮤지컬시장의 긍정적인 자극으로 작용했다. JYJ 김준수는 ‘엘리자벳’에서 죽음(토드) 역으로 소름끼치는 연기를 보여주며 한국뮤지컬대상 시상식에서 인기스타상과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제대로 실력이 검증되지 않은 아이돌이 우후죽순으로 무대에 서면서 공연의 질 악화라는 부정적인 결과를 낳기도 했다.

박태해·정아람 기자 pth122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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