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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문사 은행나무에 얽힌 설화 현대적 감성으로 풀어

입력 : 2012-10-05 20:47:25 수정 : 2012-10-05 20:4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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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알 냄새로 ‘똥낭구’ 별명
상처·상실감 극복 대상으로
이기인 지음/최민지 그림/동쪽나라/1만2000원
똥낭구 엄마/이기인 지음/최민지 그림/동쪽나라/1만2000원


‘똥낭구 엄마’는 천연기념물 제30호인 경기도 양평 용문사 은행나무에 얽힌 설화를 현대적 감성으로 풀어쓴 창작동화다. 남몰래 용문사 은행나무 밑에 버려졌던 아이 ‘단유’는 어느 날 미술시간에 ‘고마운 사람들’을 그려보라는 선생님의 말을 듣고 자신에게는 ‘엄마’가 없다는 사실을 알고 슬퍼한다.

하얀 도화지를 눈앞에 펼쳐놓은 단유는 아무것도 그리지 못하는 자신을 원망한다. 엄마 얼굴이 생각나지 않는 단유는 자신이 어떤 사연으로 용문사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또 지금은 용문사를 떠나서 말을 못하는 맷돌 할머니와 살게 되었는지를 궁금해한다. 또 자신을 버린 엄마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본 나무가 이 은행나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 나무는 단유가 어렸을 때부터 은행알이 풍기는 똥 냄새 때문에 ‘똥낭구’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단유는 은행나무를 통해 세상의 모든 나무들은 엄마 품을 떠나 혼자서 씩씩하게 자란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용문사의 은행나무 자녀목을 한 그루 갖고 싶어한다. 때마침 식물원에서 일하는 친구 한결이의 아빠가 은행나무 묘목을 단유에게 선물로 준다. 단유는 이제 생각나지 않았던 고마운 사람들이 많이 생겼다. 또 어린 은행나무의 엄마가 돼 행복하다. 행복은 마냥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그에게로 다가가서 행복을 ‘짓는’ 일이라는 것을 단유는 깨닫게 된다.

창작동화 ‘똥낭구 엄마’의 소재가 된 용문사 은행나무. 용문사 은행나무를 지칭하는 ‘똥낭구’는 엄마를 잃은 주인공 단유가 그리워하는 대상이자, 상처와 상실감을 극복하는 대상으로서의 이중적 의미를 지닌다.
양평군 제공
저자 이기인은 2000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해 그동안 소외받고 힘든 삶을 살아가는 이들을 위한 따사로운 빛과 같은 시를 써온 시인이다. 저자는 헌사에서 “엄마 냄새를 그리워하는 아이들에게 바친다”고 적고 있다.

‘똥낭구 엄마’는 양평군이 양평 고유의 전통 콘텐츠 발굴과 확산을 목적으로 2년간 추진해 온 스토리텔링 프로그램의 결과물이다. 양평군은 ‘똥낭구 엄마’를 앞으로 어린이 뮤지컬과 연극 등 다양한 분야로 확산시켜 군을 널리 알리고 관광객을 유치하는 데 활용할 계획이다.

양평군은 용문면에 위치한 친환경농업박물관 내 갤러리 미지에서 ‘똥낭구 엄마’ 발간을 기념해 지난 5일부터 28일까지 경기도와 문화재청이 후원하는 기획전 ‘1000년 은행나무 이야기전’을 마련한다. 전시 내용은 동화책 원화와 지난 여름방학 동안 은행나무 전통설화 및 동화책 줄거리와 연계해 진행한 ‘어린이 미술체험교육’ 결과물 약 70점이다.

박태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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