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어 번역의 질 높이고 홍보프로그램 적극 나서야”
신경숙씨의 장편소설 ‘엄마를 부탁해’가 미국 등 영어권 국가에서 거둔 성공을 발판으로 우리 문학작품의 번역과 해외진출이 봇물을 이룬다. 전 세계 젊은이 마음을 사로잡은 K-팝에 이어 이번에는 ‘K-릿(Lit·Literature의 줄임말)’ 열풍이 일어날 차례라는 관측이 많다. 전문가들은 “번역의 질을 높이고 효과적 홍보 프로그램을 동원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소설가 신경숙씨가 ‘엄마를 부탁해’에 이어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로 다시 영어권 독자층 공략에 나선다. |
영어판 제목은 원제가 아니고 ‘내가 그쪽으로 갈게(I’ll be right there)’다. 소설 말미 에피소드에 붙은 소제목을 딴 것이다. 최근 한 드라마를 통해 책이 소개되면서 2년 전에 펴낸 소설인데도 다시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는 저력을 발휘했다.
영어권 공략을 앞둔 시점에 먼저 국내에서 큰 화제가 되자 “벌써 ‘대박’ 조짐이 보인다”는 전망도 나온다.
도서출판 아시아의 ‘바이링궐 에디션’ 시리즈도 눈길을 끈다. 우리나라 대표 단편소설 50여편을 영어로 옮긴 뒤 영한대역본으로 편집해 한국과 외국에서 동시에 판매한다는 전략이다.
1차로 양귀자씨의 ‘원미동 시인’, 은희경씨의 ‘빈처’ 등 15편을 내놓았다. 이들 책은 2013년부터 미국 하버드대와 컬럼비아대 동아시아학과,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 아시아학과 등에서 교재로 쓰일 예정이다.
도서출판 아시아의 ‘바이링궐 에디션’ 시리즈 일부인 양귀자씨의 ‘원미동 시인’(왼쪽)과 은희경씨의 ‘빈처’. |
한국문학번역원장을 지낸 김주연 숙명여대 석좌교수는 “그동안 우리는 ‘국내용’ 번역으로 세계시장을 두드려 왔다”며 “이제 현지 독서 소비층을 위한 새로운 번역·번역가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권영민 단국대 석좌교수는 “매년 특정 작가의 특정 작품에 대한 집중적 홍보 프로그램을 만들어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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