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검사로 사전 예방이 최선

먼저, 삼눈(후리구땡)이라고도 하는 이 병명의 어원은 붉다는 뜻을 가진 紅(삼)과 目(눈)의 결합이다. 증세는 황백색의 둥근 좁쌀 같은 것이 한 개 내지 다섯 개 가량 모여 눈의 흰자위나 검은 눈동자 둘레에 생기는 것이 시작이다. 흰자위가 충혈되고 눈이 부시거나 눈물이 나는 등 심할 때는 눈꺼풀에 습진이 생기기도 한다. 도라홈 역시 비슷한 증세와 원인을 가지고 있는데, 눈에 핏발이 서며 눈곱과 고름 같은 진물이 흐르는 증세로 비위생적인 환경이 겹치면 더욱 잘 발병하게 된다.
이 둘의 공통점은 크게 토끼눈, 열악한 삶, 전염성이라는 키워드로 축약할 수 있다. 토끼눈이란 눈에 이물질이 낀 것처럼 뿌옇고 붉어지는 현상을 의미하며, 열악한 삶은 영양실조나 비위생적인 당시의 환경을, 전염성은 말 그대로 페스트와 콜레라와 같은 무서운 전염성의 위력을 나타낸다.
도라홈과 후리구땡은 당시의 안질 중에서도 가장 많은 수를 가졌을 뿐만 아니라 교통기관이 보급되며 산간벽지까지 점령한 무서운 전염병이다. 위생사상이 보급되지 못하고 치료기관이 완비되지 못해 등한시하며, 난치의 경우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치료를 착수했던 후리구땡과 도라홈은 하층민들의 병이었다.
의학발전과 편안한 환경 속에 살고 있는 현재. 아이러니하게도 예나 지금이나 눈 걱정은 계속되고 있다. 스마트폰과 인터넷, 매스미디어, 학업 등으로 눈을 과잉 사용하고, 미용 관련 렌즈를 착용하는 등 현대인들의 눈건강을 악화시키는 요인은 더 늘어났다. 매일 사용하는 눈의 중요성을 망각하고 관리를 소홀히 하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조선시대 사람들은 이해할 수 있을까.
그만큼 현대에는 실명을 부르는 무서운 안질환들이 많다. 그중에서도 대표적인 3가지가 있다. 첫째는 까치발을 들고 조용히 찾아와 아무도 모르게 눈을 실명하게 하는 무서운 안질환의 하나인 녹내장이다. 녹내장은 급성을 제외하고는 자각 증상을 못 느끼다가 갑자기 시야가 좁아지면서 결국 실명하게 되는 무서운 안질환 중 하나다.
둘째는 눈 속 황반의 기능에 문제가 생겨 시력의 감소나 실명을 불러오는 황반변성이다. 황반변성은 성인 실명 원인 1위로 글자가 흔들려 보이고 직선이 굽어보이며 시야가 흐릿하거나 색이 이상하게 보이는 증상을 호소한다.
셋째는 당뇨병 환자의 20%가 앓고 있는 망막병증이다. 당뇨망막병증은 평생 치료해야 하는 질환으로 당뇨병 환자는 안과와 내과의 정기적인 검사가 필요하다.
우리의 눈은 몸의 감각기관 중에서도 가장 예민한 기관이다. 건강한 눈을 지금부터라도 지키기 위해선 관리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될 것이다. 눈에 조금이라도 이상이 있다면, 가볍게 넘기지 말고 바로 병원을 찾아가길 권한다. 자주 쓰는 눈이라고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조선시대나 지금이나 우리 눈은 우리가 지키는 것이다.
이동호 압구정연세안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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