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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느림이 탐나… 뭍 사람들 섬으로 가다

입력 : 2012-02-08 11:16:10 수정 : 2012-02-08 11: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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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서 살아보기’ 뭐가 다른가
제주 여행, 제주에서 살아보기, 닥치고 제주 체류….

2010년 757만8301명이었던 제주 방문 관광객은 지난해 873만9778명으로 15.3% 늘었다. 올해는 더 늘 것으로 기대하는 제주 사람들이 많다. 더 나아가 이제는 그곳에서 살기를 원하는 도시 젊은이들도 많다. 몇 해 전부터 제주 여행이 인기를 끌더니, 지난해에는 제주에서 짧게 살아보기가 트렌드가 됐다. 자연과 느림. 이 둘을 모두 향유하려는 사람들. 자연과 느림, 사람을 모두 포용하는 올레길. 제주가 주는 매력은 갈수록 빛을 발한다. 

올레길 트레킹. 아빠의 여행에 동참한 아이들은 행복한 생활에 젖어든다. 위험에서 스스로를 지키는 법도 배우게 된다.
‘아이들과 제주도에서 한 달 살기’(즐거운상상)을 출간했던 홍현숙 편집장은 “느릿느릿 책을 읽고, 천천히 걷는 것의 매력을 아는 사람이 늘어날수록 제주도의 인기는 늘어갈 것”이라며 “제주는 우리 안에 있는 ‘정겨운 외국’으로 인식된다”고 설명한다. 이어 “제주에서 짧게라도 살아보면 행복지수가 크게 올라가는데, 이런 제주를 사랑하고 자랑하지 않고는 못 배긴다는 독자들도 많았다”고 덧붙인다.

장밋빛 희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제주는 ‘또 다른 외국’이다. 외부에서 건너온 사람이 적응하기 쉽지만은 않다. 지역의 텃새도 심하다. 기업체들이 제법 제주에 새로 들어왔다고는 하지만 육지에 비해서는 턱없이 부족하다. 일할 수 있는 일터도 많지 않다. 당연히 개인의 수입은 꽤 줄어든다. ‘거침없이 제주 이민’을 펴낸 출판사 ‘꿈의지도’ 김산환 대표가 ‘제주 이민’이라는 용어를 만든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육지 사람이 제주도에 새롭게 거주하려는 과정은 어떤 면에서는 이민으로 비유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다른 지역과는 전혀 다른 문화를 꽤 오랜 세월 유지한 곳이 제주도다. 제주 사람들이 뭍으로 나간 사례는 많았지만, 제주도가 육지 사람들에게 거주지로 각광받은 것은 최근 몇 년간의 현상이다.

그래도 깨끗한 바다와 들을 찾아, 올레길에 오르며 제주의 바람처럼 제주를 사랑하던 육지의 사람들이 최근에는 아예 눌러 살고 있다. 제주로 탈출을 꿈꾸는 사람은 그만큼 늘어나고 있다. 남들보다 앞서 제주에서 거주했던 선배 거주자들은 이제 ‘제주 살이’의 노하우를 축적해 전수하고 있다. 제주에서 살고 있는 육지 출신들이 들려주는 ‘제주의 삶’은 낭만과 현실이 적절하게 버무려져 있다. 제주에 정착하기 위해서는 남들보다 먼저 포기하는 ‘여유’도 있어야 하고, 거침없이 헤쳐 가려는 ‘치열함’도 필요하다.

당근케이크 가게 권혁란씨.                                    ‘미라클 게스트하우스’ 이기호씨.
‘미라클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이기호(47)씨. 그는 2007년 서울 생활을 정리했다. 호주머니에는 13만원만 들어 있었다. “달랑 열 대로 자전거 대여점 ‘김기사’를 시작했어요. 부산에서 출발한 설봉호가 아침 7시에 도착하면 손님을 찾아나섰어요.” 그의 ‘고객 중심주의’는 배낭여행객들의 입소문을 타면서 1년 뒤에는 최고의 자전거 대여점을 만들어 냈다. 그 기세를 몰아 지금은 게스트하우스도 운영하고 있다.

프리랜서로 살고 있는 홍창욱(36)씨는 “활동적인 사람에게 기회가 많은 곳이 제주”라고 강조한다. 그가 제주로 내려오는 데는 논리가 필요하지 않았다. 성산 일출봉으로 시작된 제주의 아름다움이 주는 매력에 빠져든 감성만 있었다. “새벽 5시에 일어나 영어학원을 거쳐 직장에 가면 하루 18시간을 다람쥐 쳇바퀴처럼 살았어요. 누구나 똑같이 사는 삶의 굴레에서 벗어나 행복합니다.” 그는 지금 농산물 유통업을 배우며 방송 모니터링, 기고 등을 통해 제주에 적응하고 있다.

프리랜서 홍창욱씨.                                                 된장농사꾼 부정선씨.
육지 출신이 제주로 옮겨온 ‘이주’가 있다면, 제주도 출신이 제주시나 서귀포시 등을 떠나 농촌으로 삶의 자리를 바뀌는 ‘귀촌’도 있다. 제주에서 내려와 한림읍 대림리에 터를 잡은 부정선(48)씨는 ‘된장 농사꾼’이다. 제주시에서 7년을 살다고 빚을 갚고 나서 시골로 내려왔다. 지금은 ‘선돌물마루식품’의 대표다. “된장은 제주 반찬에는 항상 들어가지요. 어머니들이 농군으로 해녀로 바쁘게 일하다 보니 여러 양념으로 맛이 우러나길 기다릴 새가 없어서인지 제주 사람들의 된장 사랑은 심하지요. 돈 안 되는 일에 기운 빼지 말라는 주변 사람도 더러 있지만, 이 일을 포기할 수 없는 까닭이지요.”

은퇴 후 이민자도 여전히 제주를 찾는다. 대기업에서 정년퇴직한 뒤 제주에 정착한 김경화(60)·권혁란(60)씨 부부가 그런 경우다. 대기업에서 해외주재원으로 생활한 부부는 “젊었을 때 쉼없이 달려왔는데, 제주 생활은 삶의 가치를 발견하기에 훌륭한 곳”이라고 규정한다. 당근 케이크 가게를 운영하면서 제주에 정착한 부부는 덧붙인다. “제주도는 외국이나 다를 바 없어요. 다른 사람이 무엇을 하는지 관심도 없고, 그냥 노는 사람이 없어요. 이 곳에서는 삶의 가치를 창출해낼 수 있어요.”

박종현 기자 bali@segye.com

실용서에 밑줄 긋기

글을 쓰면 사람들의 내면세계에서는 신기한 변화가 일어난다. 불과 며칠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언어는 감정적인 차원을 떠나 이성적인 차원으로 옮겨가게 되고, ‘나, 나에게’ 차원의 생각은 ‘우리, 우리에게’ 차원으로 범위를 넓혀간다.
‘행복중독자’ 73쪽, 올리버 버크먼 지음, 김민주·송희령 옮김, 생각연구소, 1만3000원

온리 원이란 한마디로 자신만이 가진 강점을 특화시키는 것이다. 자기가 잘 알고, 잘하는 일을 개발하여 해당 분야에서 자기만의 독특하고 우월한 무기를 개발하는 일이다. 우리는 에디슨이나 고흐, 베토벤, 아인슈타인을 천재라 부른다.
‘촌놈 하늘을 날다’ 168쪽, 이상직 지음, 고즈윈, 1만1800원

우정은 멋진 싱글 라이프에 꼭 필요하다. 상대방의 약점과 결점을 모두 받아들이고 자신이 아닌 다른 인간에게 헌신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 또 우정은 자신을 잘 아는 사람과 조건 없는 사랑을 주고받는 법을 가르쳐준다. 우정보다 결혼 준비에 더 도움이 되는 게 있을까?
‘마지막에 결혼한 여자가 이긴다’ 82쪽, 섀넌 폭스·셀레스트 리버시지 지음, 정지현 옮김, 21세기북스, 1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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