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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차르트에게 천재성 부여한 신을 원망”

입력 : 2011-12-01 17:42:28 수정 : 2011-12-01 17:4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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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명동예술극장 무대에 오르는 ‘아마데우스’
살리에리의 인간적 고뇌와 갈등 그려…극중 곳곳 모차르트 음악 분위기 고조
평범하지만 신(神)이 인간에게 부여한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며 자수성가한 궁정작곡가가 있었다. 이름은 살리에리. ‘천상의 소리’를 만들어 내기 위해 고심에 고심을 거듭했다. 노력하고 또 노력했다. 그렇지만 할 수 없었다. 그런 살리에리 앞에 천재가 나타났다.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살리에리는 자신이 원하던 음악을 척척 생산해내는 ‘괴물’에 경탄했다. 그리고 곧 좌절했다. 참혹했다.

‘아마데우스’의 살리에리(이호재, 왼쪽)와 모차르트(김준호).
모차르트만 만나면 한없이 작아지는 평범한 자신이 미웠다. 방탕하고 오만해 사회성이라고는 조금도 찾아볼 수 없는 모차르트에게 천재성을 부여한 신을 원망했다.

모차르트를 파괴하는 것만이 천상의 소리를 듣는 것만으로 만족하도록 자신의 능력을 가둔 신에게 대적하는 길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음모를 꾸몄다. 그렇게 모차르트를 서서히 파멸시키기 시작했다.

7일 서울 명동예술극장 무대에 오르는 연극 ‘아마데우스’는 천재 모차르트가 아닌 범재 살리에리의 인간적 고뇌에 초점을 맞춘다. 영화 ‘아마데우스’가 널리 알려져 친숙한 작품이다. 이번 극은 영화 희곡의 원작자인 피터 섀퍼가 “더 이상 다시 쓰는 일은 없다”고 선언한 ‘아마데우스’ 여섯 번째 수정본을 바탕으로 했다.

섀퍼는 ‘블랙 코미디’ ‘고곤의 선물’ ‘에쿠우스’ 등으로 널리 알려진 영국의 대표적인 극작가로 1978년 ‘아마데우스’를 발표했다. 영화가 3번째 버전을 갖고 제작, 1984년 개봉돼 아카데미 작품상, 감독상 등 8개 부문을 석권했다. 이번 극의 대본은 1998년 영국의 ‘올드 빅 씨어터’ 공연을 이룬 여섯 번째 희곡 버전을 새롭게 한글화했다.

극은 1823년 11월 머리가 희끗한 노인 살리에리가 32년 전 모차르트를 독살했다고 고백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시간을 거슬러 1781∼1791년 오스트리아 빈에서의 일들이 펼쳐진다. 살리에리가 모차르트를 만나 좌절하고 모차르트를 파괴하기 위해 어떤 음모를 계획했는지 인간적 고뇌와 갈등, 신에 대한 원망 등을 그린다. 극중 곳곳에 삽입된 모차르트의 작품들이 피아노 4중주의 라이브 연주로 객석에 전달돼 극의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역할을 한다.

삽입 작품들은 초기 모차르트의 자유로운 음악세계부터 정신적 방황을 앓던 암울한 후기에 작곡된 곡들로 돼 있다. ‘피가로의 결혼’이 탄생하기까지의 뒷이야기, 자신을 위한 진혼곡이 된 모차르트의 최후 대작 ‘레퀴엠’에 얽힌 이야기도 접할 수 있다.

섀퍼의 작품에 애착이 강한 관록의 배우 이호재가 청년 살리에리와 노년의 살리에리 역을 동시에 맡아 다층적이고 이질적인 심리가 공존하는 캐릭터를 표현한다.

연극 ‘우어 파우스트’에 출연했던 김준호와 장지아가 각각 모차르트와 콘스탄체로 호흡을 맞춘다. 천방지축 연인에서 삶의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히고, 이른 죽음으로 이별하는 짧고도 순탄하지 않았던 인생 여정을 연기한다. 이 밖에 오승명, 김재건, 최상설 등 원로 배우와 전진기, 권오진 등 중견 배우들이 함께한다. 2012년 1월 1일까지. 2만∼5만원. 1644-2003

신동주 기자 range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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