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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터가 은신했던 바르트부르크 古城

입력 : 2011-10-27 18:37:22 수정 : 2011-10-27 18:3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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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개혁 신념 굽히지 않아 신변 위협… 1년간 머물며 독어로 성경 번역
바흐의 고향, 아이제나흐에 위치한 바르트부르크 성은 독일의 수많은 고성(古城) 중 유일하게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곳이다. 바르트부르크 산 꼭대기에 솟아있는 이 성은 절경 속에 간직한 문화·건축사적 가치와 함께 이 성을 무대로 한 역사적 인물들의 사연으로 마음을 울린다.

13세기 초 미네징거(궁정연희가수)들의 목숨 건 노래 경연대회가 열렸던 바르트부르크 성의 무대홀은 바그너의 오페라 ‘탄호이저’의 배경이자 모티브가 되기도 했다. 100석 규모의 예배실, 연주홀 등을 갖추고 지금도 예배와 연주가 열리는 이곳은 중세 영주들의 문화예술에 대한 옹호와 후원을 실감케 한다. 그중 절정은 루터의 방. 교회개혁에 대한 신념을 굽히지 않으며 신변의 위협을 느끼던 루터를 보호했던 곳이 바르트부르크 성이었다. 루터가 호족으로 변장한 채 1년간(1521년) 머물며 라틴어로만 돼 있던 성서를 독일어로 번역했던 역사적인 장소다. 소박한 나무 책상과 의자가 전부인 한 평 남짓의 작고 낡은 방에서 기독교 역사를 바꾸는 뜨거운 작업이 이뤄졌다는 게 감동스럽다. 

엘리자베스 바우어 살롱도 발길을 머무르게 한다. 1067년 루트비히 데어 슈프링거 백작이 세운 이 성에 정략결혼을 위해 1211년 4세의 나이로 와 14세에 결혼한 헝가리 공주 엘리자베트의 방은 예술사적 가치도 높다. 네 아이의 어머니지만 병과 가난에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해 살다가 24세에 생을 마치며 후대에 성인으로 추앙받은 엘리자베트의 인생을 담아낸 벽화, 유리 모자이크가 잘 보존돼 있다.

바르트부르크 성을 돌아본 후 ‘탄호이저’ 악보와 바그너 콜렉션이 전시된 바그너 박물관(로이터 빌라), 학생 시절의 루터가 3년간 하숙한 ‘루터의 집’도 둘러볼 만하다. ‘루터의 집’은 ‘바흐하우스’ 인근에 있다.

아이제나흐=김은진 자 island@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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