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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작가 이현수, 中 소설가 장웨이와 해후

입력 : 2011-05-13 21:59:12 수정 : 2011-05-13 21:5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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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 읽기 원하는 중국인들 많아 꾸준히 번역·출간되면 인기 올라갈 것” 산둥성작가협회 주석을 맡고 있는 중국 소설가 장웨이(55)와 한국 작가 이현수(52)씨가 제5회 한중작가회의가 열리는 시안 탕화(唐華)호텔에서 지난 12일 오랜만에 해후했다. 이들은 이전 한중작가들의 만남에서 인연을 맺은 이래 이메일을 통해 서로 근황을 주고받으며 양국에서 각자 자신의 작품이 번역된 수준과 상황을 자문해주고 있는 터였다.

최근 중국에 번역된 이현수씨의 ‘장미나무 식기장’에 대해 장웨이는 “담백하면서도 섬세한 이현수씨 문장의 깊은 맛이 제대로 전달된 것 같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자신의 작품이 자신도 모르게 이미 1990년대 초반 한국에서 해적판으로 번역됐다는 사실에는 난감해했다. 그의 장편소설 ‘고선’(古船)이 ‘새벽강은 아침을 기다린다’는 제목으로 한국에서 출간됐는데 이 책의 출판은 기실 작가조차 모르는 사실이었다. 중국 비평가들이 뽑은 ‘100년 동안의 100편의 소설’에 선택되기도 했던 이 작품은 올 안에 대산문화재단 지원으로 문학과지성사에서 새롭게 번역돼 독자들과 만날 예정이라고 그는 전했다.

제5회 한중작가회의에 참석한 한국 소설가 이현수(왼쪽)씨와 중국 산둥성작가협회 주석이자 소설가인 장웨이 씨가 시안 탕화호텔 연못가에서 대화하고 있다.
장편소설 ‘신기생뎐’이 텔레비전 주말 드라마로 각광받고 있는 이현수씨가 자신이 집필할 때 느꼈던 딜레마를 장웨이에게 물었다. 그는 “나는 어떤 작품에서는 사투리를 전혀 쓰지 않고 또 어떤 작품에서는 사투리를 녹여내는 편인데 방언을 잘 활용하면 특유의 맛을 살려낼 수 있다”면서도 “독자들이 알아듣지 못하는 사투리는 오히려 위화감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으니 사투리의 맛을 살리면서도 독자들이 충분히 해독할 수 있도록 각별히 신경을 써야한다”고 말했다.

장웨이는 “중국 대중에게 한국의 순수문화보다는 한류로 대표되는 대중문화가 더 익숙하다”고 전하면서 “하지만 중국의 14억 인구 중에는 한국 문학을 읽고 싶어 하는 사람도 많다”고 소개했다. 그는 “일본 문학은 일찍부터 중국에 소개됐지만 최근 중국문학에 대한 영향이 예전처럼 강하지 않고 약해지는 추세”라면서 “그동안 중국에서 한국문학을 접할 길이 별로 없었지만 꾸준히 번역, 출간된다면 점점 인기가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현수씨가 자신과 비슷한 연배인데 작가로서의 본질적인 고민은 작금에 무엇이냐고 다시 묻자 그는 잠시 생각하더니 말을 이었다. 지난해 22년간 집필한 ‘당신은 고원에 있다’라는 소설을 450만자, 13권으로 완간한 그는 “50대 들어 앞으로 남은 날이 많지 않다는 생각에 반성도 많이 하고 새로운 경지를 개척하고도 싶은 욕망이 크다”면서 “문학뿐 아니라 나의 인생을 뒤돌아보면서 어디로 가야할지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매일 아침 내용의 완성도 여부를 떠나 기계적으로 무조건 일정 분량을 써낼 정도로 작가적 성실함이 몸에 밴 그는 중국 제나라 문화가 많이 언급되고 한국과도 연관된 내용이 수록된 산문집도 조만간 한국에서 출간할 예정이다.

시안(중국)=조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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