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식민지배 모순 문학으로 맞서다

입력 : 2010-03-27 01:21:53 수정 : 2010-03-27 01:21:53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2010년 탄생 100주년 문학인 기념문학제’
이상·피천득·허준 등 7인의 문학세계 조명
탄생 100주년을 맞은 한국 문인들을 선별해 기념하는 이벤트가 올해로 열 번째 접어들었다. 이들을 기념하는 심포지엄과 ‘문학의 밤’이 대산문화재단(이사장 신창재)과 한국작가회의(이사장 구중서) 주관, 서울특별시 후원으로 4월 1일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과 서울시중부여성발전센터에서 열린다. 올 행사는 조금 각별하다. 올해 기념할 문인들이 민족의 자주적인 근대화가 실패하면서 일본의 강점에 의한 식민지 지배가 시작된 1910년에 태어난 이들이기 때문이다.

◇이상                              ◇피천득                         ◇이북명                          ◇안함광
이들의 면면은 김광주 박재륜 송계월 안막 안함광 이근영 이북명 이상 이찬 피천득 허준 등이다. 이 중에서 ‘2010년 탄생 100주년 문학인 기념문학제’의 제사상에 오른 이들은 안막 안함광 이북명 이상 이찬 피천득 허준 등 7인이다. 대부분 월북·재북 문인들이고, 이상 피천득만 다르다. 이들이 식민지 근대의 모순을 극복하기 위해 비판적 도전과 창조적 실험을 지속했다는 의미에서 이번 문학제의 제목은 ‘실험과 도전, 식민지의 염원’으로 정했다.

올 행사에서 가장 도드라지는 인물은 ‘이상’이다. 이번 행사를 지휘하는 위원장 권영민 서울대 교수는 “그(이상)는 끊임없이 발전해가는 기술 문명의 세계를 놓고, 그것의 정체를 포착하면서 동시에 주체의 의식의 변화까지도 드러낼 수 있는 새로운 그림을 상상했다”고 평가했다. 권교수는 최근 발간된 ‘문학사상’ 4월호에 이상의 고교 졸업사진첩 메모를 공개하면서 “이상이라는 필명은 그가 조선총독부 건축기사 시절부터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번 자료를 통해 경성고등공업학교 시절부터 이미 사용하고 있었음을 말해주는 중요한 근거가 된다”는 사실을 밝혀내기도 했다.

이상과 피천득 같은 모더니스트들을 제외하면 기념할 만한 1910년생 한국 문인들은 모두 카프 계열이다. 무용가 최승희의 남편인 안막은 1920년대 후반 카프 동경지부에 소속돼 ‘무산자사’와 연관을 가지면서 계급문학운동에 가담했다. 안함광은 안막과는 달리 1920년대 후반 대중적인 카프의 황해도 해주지부 일원으로 계급문학운동에 가담했다. 이번에 기념하는 카프계열 문인 중 대부분은 안막을 제외하고는 모두 고향이 이북인 사실이 흥미롭다. 그들이 단지 고향에 남기를 원해 ‘월북·재북’ 문인이 된 것인지, 단지 이데올로기 혹은 신념 때문이었는지 궁금하다. 권영민 교수는 “일본 식민지 시절의 계급문학운동에 깊이 관여한 안막, 안함광, 이북명, 이찬 등은 계급문학운동이 지향했던 문학예술에 있어서의 민중적 형식의 창출이라는 창작적 실천 과제를 두고 일정한 역할과 성과를 드러낸 바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조영복(광운대), 이경훈(연세대), 유성호(한양대), 김종욱(세종대), 임규찬(성공회대) 교수, 이태동 서강대 명예교수 등이 이상을 비롯한 1910년생 문인들의 작품세계를 분석한다. 심포지엄이 끝난 뒤 서울시 중부여성발전센터에서는 소설가 하성란의 사회로 피천득의 유가족이 함께하는 가운데 작품 낭송과 공연 등으로 이뤄진 문학의 밤 행사가 열린다. 국제펜클럽한국본부, 한국현대문예비평학회, 한국현대문학회 등이 각각 공동주최하는 작가별 심포지엄도 연내 마련된다.

6월에는 피천득 탄생 100주년 기념 세미나와 1910년생 월북(재북) 문인 탄생 100주년 기념 문학 심포지엄이 열리며, 10월에는 이상 탄생 100주년 기념 학술대회가 예정돼 있다. 이와 함께 9∼10월 이상의 작품을 바탕으로 국내 화가 9명의 그림을 전시하는 이상 탄생 100주년 기념 문학그림전도 개최된다.

조용호 선임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한지민 '우아하게'
  • 한지민 '우아하게'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최지우 '여신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