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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미상 ‘연행도’는 김홍도作”

입력 : 2009-04-21 19:33:16 수정 : 2009-04-21 19:3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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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실대 박물관 “표현기법 뒷받침… 1790년께 작품”
조선 사신단의 중국 행차 풍경을 그린 숭실대 한국기독교박물관 소장 ‘연행도’(燕行圖·사진)는 단원 김홍도(1745~?)가 그린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기독교박물관 최병현 관장은 “연행도를 영인본으로 제작하기 위해 정밀 조사를 벌이는 과정에서 이 작품이 1789년 연행사절 일원으로 연경을 다녀온 김홍도가 그린 것임을 밝혀냈다”고 21일 밝혔다.

연행도는 조선 후기 청나라 수도인 연경(燕京, 지금의 베이징)에 파견된 조선 사절단이 육로로 왕래하는 풍경과 연경에서의 공식 행사를 1폭 발문과 함께 13폭의 그림에 담은 것이다.

당시 자금성의 태화전, 연경 문화의 거리인 유리창의 번화한 모습, 그리고 지금은 없어진 연경성의 동문인 조양문 등이 묘사돼 있다. 현재 소수의 육로사행기록화가 남아 있지만, 그동안 학계에서는 연행의 경치와 행사 묘사, 회화적 기법과 수준에서 이 연행도를 최고의 작품으로 꼽아왔다.

연행도는 지금까지는 작자 미상의 1760년대 작품으로 알려졌지만, 한국학중앙연구원 정은주 박사는 “제10폭의 ‘벽옹’(국자감 부속건물·1784년 건립)에 의해 1784년 이후 작품이 확실하다”고 밝혔다.

또 조선후기 회화 전문가인 박효은 박사는 “그림에 등장하는 건축물의 지붕이나 서까래, 공포 등의 세부 표현 기법이 김홍도 작품임을 뒷받침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1790년대 김홍도 작품인 ‘화성능행도병’이나 ‘금강산도’ 등과 비교해볼 때 단원이 사실적인 산수화풍 직전 단계에 그린 작품으로 분석된다”고 덧붙였다.

김홍도는 정조 13년(1789) 청으로 파견된 사신단에 포함돼 연경을 다녀왔다는 사실이 ‘일성록(日省錄)’이나 ‘승정원일기(承政院日記)’ 등의 기록에서 확인된다. 따라서 연행도는 사절단의 정사(正使)인 이성원의 주문에 의해 김홍도가 연행에서 돌아온 1790년이나 그 직후에 그려진 것으로 추정된다.

기독교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연행도는 박물관 설립자인 고(故) 매산 김양선이 수집한 것으로, 1967년 박물관을 숭실대에 기증할 때 함께 인계된 것이다. 김양선의 수집 경위와 연도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연행도에 찍혀 있는 인장 ‘독립기념기독교박물관장장(獨立紀念基督敎博物館長章)’으로 미뤄보아 광복 이후부터 1948년 박물관 개관 이전에 수집한 것으로 보인다.

김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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